꽃오리가든
[2018.11.18] 나선붕괴 w. 이센 D. 타라블레인 본문
PL: RAM
16일에 시작했지만 18일에 엔딩나서 엔딩 기준으로 올림
* 시나리오 내용의 개인적 해석, 임의 판정 등이 많이 포함되어있습니다.
* 위 행위로 시나리오를 훼손하거나 하려는 의도는 일절 없습니다.
NPC를 큐브가 아닌 이 세션을 위한 오리지널 캐릭터로 사용하였습니다.
탐사자가 INT90 등의 특성치를 가진 세기의 천재로, 이 설정에 맞추어 시나리오를 적극 개변하였습니다.
기존 NPC-탐사자의 관계와 다른 부분이 아주 많습니다!
혹시라도 시나리오의 해석 및 개변을 불편하게 여기는 분은 열람을 삼가주세요
………………………………
2018.11.16
나선붕괴
………………………………
……흐린 눈을 뜹니다.
코끝에는 희미한 알콜내가 스치고, 머리 위에서 빛이 떨어집니다. 작은 전등이 헐겁게 매달려있네요.
……아, 팔이 조금 따끔합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 (연구실인가? 익숙한 향에 머리를 굴려보다 벌떡, 일어나 주변부터 둘러보았다. 어디에 누워 있는 거야?)
삭막한 공기가 당신의 어깨에 내리앉습니다. 당신은 높은, 그리고 딱딱한 침대 위에 홀로 있네요.
당신이 있는 방에는 이동식 침대 하나만 덜렁 놓여있습니다. 싸늘하고, 알싸한 소독약 냄새만 당신과 함께합니다.
벽지도 없이 콘크리트만 발려있는 벽면이 눈에 들어옵니다. 모양새만 보자면 완공 되기 전의 건물 같아요. 낡아빠진 모양새입니다.
바깥을 내다볼 수 있는 창문도 없고, 무거운 철제 문 하나만 있을 뿐입니다. 문 옆에는 스위치가 있네요. 불을 켜고 끄는 스위치로 보입니다.
팔이 여전히 따끔거립니다. 뭔가가?
이센 D. 타라블레인 : ...오, 그래. 인류의 보고를 이런데 버려두면 말이야, 곤란하지. (제가 저지르기로 한 이상한 행각 중에 폐건물에서 자보기 같은 일이 있었는지 생각하며 신경 쓰이는 팔의 상태를 확인했다. 워낙 중구난방하니 찔렸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조용히 몸 상태를 가늠해볼까요. 약간 팔이나 다리가 조금씩 욱신거리는 것 같지만, 그 외 ‘이상’은 없는 것 같네요. 하지만 걷어올린 소매 아래, 거즈가 보입니다. 다쳤던 걸까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허어. ... 뭔가? (마치 예방주사라도 맞은 듯, 거즈를 걷고 아마ㅡ 있을 것으로 짐작되는 주삿바늘 자국을 찾아보았다. 문제가 심각해지는데...) 실험 참가 동의서를 쓴 기억은 없는데.
그렇습니다, 거즈를 걷어내니… 그에 가려졌던 주사 자국이 무수히, 무수히도 많이 있습니다. 살점이 지나치게 헤집혀서 조금은 떨어져나간 것 같은 모양새입니다. 수가 상당하네요.
그리고,
기억을 되새깁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미국에서 거주 중이었으며, 잠들기 전 당신은……
…….
그 순간, 머리에 찌릿한 통증이 느껴집니다. …그 외에,
무언가,
중요한 게 있었던 것 같은데.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아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인류를 퍼센테이지로 표기한다면 자신은 상위 0.5%... 아니, 0.2%쯤 될 텐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니... 이런 아둔한 경험은 처음이라 감회가 새로울 지경) ...신기하군. 머리가 나쁘다는 건 이런 기분인 건가. 그보다 끔찍하군. (이리저리 팔을 움직여보곤 당장 움직이는데 이상이 없자 일단 만족했다.) ...생각해보자고. (좀 더 머리를 굴려보았다.)
곰곰이 ‘자신’에 관한 것을 떠올리면, 얼추 떠오릅니다. 가령 몇 세라거나, 어린 시절에는 어떤 것을 했고. 하지만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이런 곳에 있어야 할 이유는 떠오르지 않습니다.
한번 주위를 둘러볼까요? 참고로, 이 삭막한 사각형의 방은 무기 같은 것도 찾아보기 어려운 장소네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주머니를 털어보고 완전히 빈 손임을 확인한 뒤 가늘게 눈을 찡그렸다. 허, 짧게 헛웃음을 치곤 하릴없이 자리에서 내려왔다. 가볍게 훌쩍 바닥을 디디더니 바로 나가지 않고 주변을 살펴보았다.)
Value: | 85/42/17 |
Rolled: | 26 |
Result: | Hard |
방을 가볍게 살펴보면, 문은 체인과 자물쇠로 단단하게 잠겨있습니다. 뜯어내지 않는 이상은 무리일 것 같네요. 뭐, 그것도 무리지만요.
그러던 차, 바로 시선이 닿지 않았던 침대의 위쪽, 벽면 구석에 환풍구가 돌아가고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
이센 D. 타라블레인 : 재밌는 발상이야. 영화 촬영이라도 하는 겐가? 이것도 듣고 있다면 대답해주지 그래. ㅡ잠깐, 아니, 됐어. 대화의 유익함을 위해 나만 말하도록 하지.
(실없이 떠들면서 거리낌없이 침대를 딛고 일어섰다. 대뜸 환풍구를 살피고, 어느 정도의 속도로 돌아가는지 확인했다. 손으로 뜯어낼 수 있으면 뜯고 싶은데.)
환풍구의 팬은 돌아가지 않고 멈춰선 채입니다. 손으로 살짝 들어보니, 간단하게 벽과 분리됩니다. 최소한의 관리도 되지 않은 것 같네요.
손에 먼지가 묻었어요.
마침, 딱 들어서기 좋은 크기입니다. 역시 촬영일까? *
이센 D. 타라블레인 : 자네가 붙어본 인간 중 가장 유능한 인간의 손에 붙은 걸 환영하네. (훅 먼지 불어버림)
가보자고. (밟고 선 침대를 지지대삼아 훌쩍 안으로 몸을 들였다.)
훌쩍 오릅니다. 약간 퀴퀴한 냄새가 나네요. 그리 달갑지는 않지만 어울려줄까요.
먼지가 쌓여있고, 군데군데 거미줄이 쳐져있습니다. 거미줄을 걷으며 나아가다 보면 손에 거미가 걸릴지도 모르겠어요.
이대로 기어가볼까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걸리적거리니 알아서 비키게. (거미 몇 마리를 죽였을진 모르겠지만, 그런데 반응하는 다정한 사람이 아니므로 거침없이 거미줄 털어내고 전진)(하도 돌아다녀서 자주 기어본 솜씨)
제법 익숙하네요! 좋습니다, 그렇게 나아갑니다. 캄캄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다행히도 길은 한 곳으로 이어진 것 같아요.
길고, 어둡고, 좁은 곳을 오래도 기어갑니다. 끝이 있는 걸까, 싶을 즈음 저 앞으로 빛이 보입니다. *
이센 D. 타라블레인 : (빛나는 나의 지성으로 길을 밝히.... 려고 했는데 알아서 밝아짐)
빛나라 지식의 별!
이센 D. 타라블레인 : 이렇게 허술해서야... 탐험 놀이라도 하고 싶은 건가. (흰 옷에 먼지가 끼는 걸 신경 쓰지 않고 빛을 쫓아 걸... 기어갔다.)
느릿느릿, 빛을 향해 기어갑니다. ‘바깥’의 냄새가 납니다. 아주 희미한, 바람의 냄새요.
끝에 달하자, 바깥의 모습이 서서히 시야에 들어옵니다.
하늘까지 닿을 것 같은 높이의 담으로 둘러싸인 정원이 있습니다. 환한 걸 보니 시간은 낮인 것 같네요. 그런데...
환풍구가 제법 높이 있네요? '밖'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몸을 잘 써야 할 것 같아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너무 고전적인 발상이 아닌가. 이대로 전진하다 떨어지면 계란처럼 깨지겠다고 생각했지만 말이지...
이센 D. 타라블레인 : ...... (아무리 생각해도 번지점프 자격증 같은 건 없었다. 그보다 파쿠르 같은 거겠지만? 무얼 해도 자신이 없다면... 민첩하게 뛰어내려 보기로 했다. 죽으면...... 인류의 별이 지겠지!)
Value: | 55/27/11 |
Rolled: | 97 |
Result: | Fail |
(지겠군...)
우당탕!
아야야... 조금 운 나쁘게 떨어졌네요, 부딪힌 어깨가 욱신거립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평범한 인간들의 실패를 경험해서 경험지식을... 늘리고 있군. (받아들임)(엉망진창)
그렇게 나아지는 거죠w
이센 D. 타라블레인 : (툭툭 털고 일어섰다. 거슬리는 팔을 가볍게 털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관찰 롤이 필요할까?)
당신이 떨어진 곳은 정원으로 보이긴 하지만, 그렇게 넓지는 않습니다. 조금만 걸어도 끝에서 끝까지 닿을만한 크기예요. 앙상하고 마른 나무가 몇 그루 심어져있을 뿐입니다.
바닥에 깔린 잔디는 전부 누렇게 말라 발로 밟으면 금방 바스라질 것만 같습니다. 대리석으로 된 길이 마른 잔디를 가로지르고 있네요.
당신은, 당신이 있던 건물의 뒤편으로 나온 것 같습니다. 뒤를 돌아봐도 환풍구 외에는 밋밋한 벽만 보이네요. 그러나 길의 끝, 다른 건물이 보입니다. 옆에는 철조망으로 가로막혀있지만, 저 건물로는 통하는 문이 있어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문이 있다면 나갔겠느냐, 하면 말이야... 궁금해서 나갈 수 없지. 기묘한 일이 가져오는 묘한 지적 흥분을 느끼며 거리낌없이 건물로 통하는 문을 향해 걸었다. 주변에 눈에 띄는 건 없는지, 좌우로 곁눈질하며 전진.)
이센 D. 타라블레인 :
Value: | 85/42/17 |
Rolled: | 43 |
Result: | Success |
주의 깊게 주변을 살피며 걷다 보니, 나무들의 상태가 뭔가 이상합니다. 앙상한 것과 별개로, 무언가에 갉아먹힌 흔적이 나무마다 심하게 남아있네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Value: | 81/40/16 |
Rolled: | 15 |
Result: | Extreme |
(똑똑ㅡ)
단순히 나무가 부식되었다거나, 마모되었다거나 할 일은 없지요. 아무래도 벌레들이 심하게 나무를 괴롭힌 모양이에요. 지금 주변에 날아다니는 벌레는 없는 것 같은데, 애꿎게 남은 나무들만 가엾게 되었네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자네들은 왜 엉망인가. 나처럼... (제 팔을 떠올리곤 웅얼웅얼)
이센도 모기라도 물린 걸까?w
이센 D. 타라블레인 : 어쩐지 짜증나는군. (이유없는 분노)
^^
이센 D. 타라블레인 : (나무를 한참 기웃거리다 더 알 수 있는 게 없자 포기하고 문을 향해 걸어갔다.) 이 나를 실험 대상으로 썼을 리는 없을 텐데 말이야. ... 나를 초빙해서 연구를 해야지. (확신)
그렇군. 나는 비싸니까 말이야. 일개 국가 따위로는 부를 수 없을 테지.......
그렇다면 납치라도 한 걸까?w 문까지는 금방 걸어갈 수 있었습니다.
철제문이 당신의 앞을 가로막습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지구상에 내 이름으로 못 여는 문은 남의 집 문 뿐인데 말이야. 그것도 열고 싶으면 열 수 있지만....... (천천히 철제 문 주변을 포함, 단단한 문을 관찰했다. 뭐 없나?)
철제문은 굳게 닫혀있습니다. 육안으로는 잠겨있는지, 어쩐지 알 수 없네요. 주변을 잘 살펴도 이 문 외에는 눈에 띄는 게 없어 보여요.
뭐, 굳이 신경에 거슬리는 점이라면 이 정원 옆을 높게 가로막은 철조망 정도가 있겠네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 문을 두고 돌아가라니, 아쉽지 않나. (못마땅하게 문을 보다 정원 옆을 가로지르는 철조망을 살폈다. 어딘가 허술하다거나, 구멍이 뚫려 있거나, 아니면, 눈에 띄는 무언가라도 얽힌 게 없을까?)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촘촘하게 얽힌 철조망은 제법 단단해서, 발로 찬다고 뚫릴만한 것도 아니네요.
이상한 점은 그것만이 아닙니다. 위로 높이 솟아있는 철조망은, 마치 새장처럼, 건물 위에도 천장을 만들어둔 상태입니다. 바람은 잘 통하지만, 기어 올라간다고 빠져나갈 순 없겠어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진심인가? (말함)
진심.
이센 D. 타라블레인 : (눈을 가늘게 떴다. 굳게 닫힌 철문이 딸린 방에서 나와 정원으로 떨어지니 높은 담으로 둘러싸인 정원과, 정원의 썩은 나무들이 있고, 이어지는 건물은 철조망으로 만들어지는 새장에 갇혀 있다라. 그 문도 닫혀 있고.)
(기발한 발상이 없으려나. 자신 있는 머리나 굴려보았다.)
Value: | 90/45/18 |
Rolled: | 44 |
Result: | Hard |
아무래도 임전무퇴, 나아갈 길이 없어 보입니다. 환풍구에 다시 올라가기는 힘들어 보이고, 철조망을 뚫고 나갈 수도 없지요. 결국 저 수상쩍은 철제문을 한번 열고 나아가는 수밖에는 없어 보여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 (굳게 닫혀있는줄)
육안으로는 잠겼는지 알 수 없다w
닫히긴 했지
이센 D. 타라블레인 : 닫혀있군...... (어쩐지 허망하고 어이없음)
고멘~
이센 D. 타라블레인 : (이전에 본 문이 잠겨 있었다고 이것도 잠겨 있다고 생각하다니... 경험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대단한가, 생각하며 닫힌 철문을 밀거나 당겨 열어보았다. 안에 무엇이 있을지도 모르면서, 주저없이 행동했다.)
보통은 그런 것을 관찰하고, 연구일지에 작성하는 입장이었을 텐데 말이에요. 아이러니하네요!
아무튼, 굳게 닫혀있던 문은 조금 뻑뻑하게 열립니다. 문이 생각보다 무겁네요.
힘을 줘 문을 열어보면… 깜깜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나마 열어둔 문 틈새로 들어온 빛으로 구분할 수 있겠어요. 꽤 오래된 창고인 것 같습니다.
윽, 정리가 되지 않아 너저분합니다. 먼지가 날리기도 하고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먼지가 기관지에 어떻고 주절주절 떠들기엔, 그런 게 당장 몸을 못 움직이게 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다. 문은 열어둘 수 있나? 손을 떼면 바로 닫히는 건 아니겠지. 우선 문 근처의 벽을 더듬어 불을 켜는 스위치가 없는지 살펴보았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Value: | 85/42/17 |
Rolled: | 11 |
Result: | Extreme |
바로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즈즈즈즈, 불길한 소리를 내더니 전등이 깜빡이며 곧 안이 환해집니다.
창고 안은 제법 너저분해 보여요. 온갖 물건들을 규칙도 없이 쌓아두기만 한 것 같습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이런 데에서 창고나 뒤적거리고 있다니 말이야... 뭐라도 있었으면 좋겠어. (소매를 걷고 거침없이 주변의 물건들을 뒤엎고 당기며 눈에 띄는 것을 찾았다.)
Value: | 50/25/10 |
Rolled: | 49 |
Result: | Success |
뒤적뒤적, 손이 더러워지지만 아랑곳 않고 열심히 찾아볼까요. 뒤적뒤적...
아? 상자 하나에, 완전 쌩뚱맞게 놓인 권총을 찾았습니다.
흠, 어딘지도 모를 곳에서 몸을 지키기엔 꽤 적절하려나? 운이 좋았네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어디서 많이 봤어. (느릿느릿 말끝을 끌며 이리저리 돌려보았다. 호신용으로 갖고 있던 제 총이랑 같은 기종 같은데. 그건가?)
그렇습니다, 새로 익숙해질 필요도 없겠어요. 다행이네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남의 물건을 창고에 던져놓다니. ......아니아니, 나의 물건을. (자신은 특별하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구분함)
남의 물건은 던지든 말든 마음대로 하게.
(불만스레 총의 상태를 확인하고 주머니에 넣어 챙겼다. 다른 건 없나? 의미없이 안을 뒤적거렸다. 어디서 쓸지 모르니 손전등 같은 거라도.)
이센 D. 타라블레인 :
Value: | 50/25/10 |
Rolled: | 25 |
Result: | Hard |
후후...
적당히 챙겨갈 수 있을 것 같은 손전등을 하나 찾았습니다. ^^
이센 D. 타라블레인 : 유능한 내게 이정도는 당연하다네. (기분 좋아짐) 그런데... 끝인가? (다른 문은 없는지 주위를 살펴보았다. 겨우 창고 하나 뿐이면 실망이다.)
주위를 살펴보면, 생각한 것처럼 문이 하나 더 있네요. 머리가 좋아요! 저기로 통하면 건물로 더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가보자고. (손전등을 챙겨 작동을 확인하고 가운에 묻은 먼지를 턴 뒤 건너편의 문을 열었다.)
간단하게 문을 엽니다.
…….
……갑자기,
머리가 어지러워집니다.
눈앞의 시야가 뱅글뱅글 소용돌이로 섞이는 것 같고, 한차례 몸이 흔들립니다.
스위치를 찾아 빛을 밝힌 것이 무색하게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일순 몸이 기우는 듯합니다. 정신이 점점, 혼탁하게 흐려집니다.
…그때, 당신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마치 노이즈가 섞인 듯, 아주 탁하고 낮은, 가래가 끓는 목소리입니다.
……
이센 D. 타라블레인 어디에 있어?
…
……
아무튼, 굳게 닫혀있던 문은 조금 뻑뻑하게 열렸습니다.
문이 생각보다 무거웠어요.
힘을 줘 문을 열어봤지만, 전등이 즈즈즈즈, 불길한 소리를 내며 깜빡이고 있습니다.
꽤 오래된 창고인 것 같습니다.
윽, 정리가 되지 않아 너저분해요.
먼지가 심하게 날리기도 하고요.
창고에서 찾아볼 게 있을까요? 아, 다행히 당신이 호신용으로 지니고 있던 총은 당신의 품에 있네요.
운이 좋게, 발치에는 손전등이 굴러다니고 있어요.
……아니면, 아, 저기 있는 문으로 나가볼까요?
찾아볼 건 없을 것 같기도 하고.
여기 있는 ‘이유’를
알아내야죠! *
이센 D. 타라블레인 : ....... (무게를 이기지 못한 손이 현기증에 아래로 미끄러졌다. 곧 고쳐 잡고 문을 열었지만, 낯설게 들리는 제 목소리와 동일한 풍경의 문 건너편에 눈을 깜박였다. 일단 한 번.)
... (다시 깜박깜박깜박.)
......이상한 구조군. (현실적으로 납득 가능한 방식으로 받아들였다. 확인할 요량으로 건너편 문을 열고 다시 나아갔다.)
당신은 방금, 이상한 정원에서 막 창고로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방금’ 발견한 건너편 문으로 나아갈 거예요.
이 낯선 창고 안은 조금 심하게 더럽지만, 뭐 누군가가 싸움이라도 했나 보죠.
이센 D. 타라블레인 : 그럴리가 있나. 다시 생각해보게.
그렇습니다.
당신은 여기에 처음 왔어요, 그렇죠?
이센 D. 타라블레인, 겪지 않은 것을 겪었다고 말하는 증세는 어디에 속하나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그럴리가. (눈을 가늘게 떴다.)
기시감, ... 아니, 나를 그런 착각 따위에 묶지 말게. (허공에 손을 내젓고 이번엔 정원으로 가는 문을 열어보았다. 제 생각대로라면, 정원에서 창고 안으로 들어와 다시 한 번 전진했으니, 창고의 방이 두 칸이라면 똑같이 문을 두 번 열어야 정원으로 나갈 수 있을 것이었다.)
(이번에 문을 열면 다시 창고일 테고, 그럼 다시 문을 열고 정원으로 돌아가면 된다.)
문을 열자, 당신의 낯선 기시감과 얼토당토 않은 기대감을 등지고 불이 꺼진 복도가 나타납니다.
백색 복도와, 몇 개의 문이 보입니다. 각자 어떤 장소인지는 알기 어렵네요. 건물을 좀 살펴봐야겠는데.
이센 D. 타라블레인 : ...정원이 아니라?
네, 정원이라뇨? 창고를 하나 지났으면, 당연히 다른 건물이 나오지 않겠어요?
닥터는 백지에서 시작하는 감각이 싫은가봐요. 이상한 것을 기억하네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나는 정원으로 가는 문을 열었네. 창고 안쪽의 문이 아니라 바깥쪽으로. (무엇에게 말을 거는지도 모르게 자리에 서서 되뇌었다. 무지(無知)의 입장에 처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는데.)
^^
갑자기 당신의 눈앞 환경이 녹아내립니다
ㅋ
정원이 보입니다
란디: 아씨바개웃기네
Blute A. (GM): ㅇㅋ
흠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네요 ^^
^^ 정원이 보입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그래. (얼기설기 현실을 끼워 맞추곤 낯선 무지의 세계에서 벗어났다. 도로 문을 닫고, 돌아서 창고 안쪽의 문을 열었다. 그 안에 무엇이 있을지라도.)
돌아서서, 창고 안쪽의 문을 엽니다. 불이 꺼진 복도가 보이네요.
처음 보는 장소입니다. 바로 정면에는 어디론가 이어질 문이 있고, 복도에 다른 방으로 통하는 문이 몇 개 더 있습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갈수록 모를 곳이군. 복도와 벽, 천장의 분위기로 건물의 용도를 가늠해보았다. 여기도 폐건물인가?)
폐건물이라기에는 말끔하고, 사람이 있는 곳이라기에는 지나치게 조용하네요. 복도에는 먼지가 조금 쌓여있기도 하고요.
적어도 당신이 깨어난 방, 그 건물보다는 지내기가 괜찮아 보입니다. 복도에 침대는 없지만요.
건물의 용도라면, 그래요, 당신이 기억하는 한에서는… ‘연구소’에 가까운 형태입니다. 몇몇 문에는 제1연구실, 표본실 등의 네임카드가 걸려있고, 바깥으로 향하는 현관도 있네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과연 그렇지. ...... 과연? (연구소쯤이나 되는 곳이 제 이름을 모를 리가 없다. 연구소가 아니어도 뉴스에 관심 좀 있는 사람이라면 이 기적의 천재를 몰라볼 리가 없는데. 오만한 생각과 함께 복도에 선 방의 갯수를 헤아렸다. 가장 가까운 방의 네임카드부터 살펴보았다.)
방의 개수는 당신이 방금 나온 창고를 포함해 6개, 제법 단촐합니다. 창고와 정면으로 있는 곳은 식당이네요. 네임카드가 다 긁혀서 간신히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이런 데서 밥을 먹기라도 할 건가. 정면의 식당을 무관심한 얼굴로 외면하곤 가장 가까운 왼편의 방부터 살펴보았다. 창고와 식당을 제외하면 네 군데나 열어봐야겠군.)
바로 옆에는 표본실이라는 태그가 있습니다. 문을 열어보려고 할 때,
멀찍이서 다급한 발소리가 들립니다.
N: ……! (급히 뛰다 걸음을 멈춘다. 잠시 숨을 고르고) ……. 여기 있었군요.
회색 머리의 보랏빛 눈, 조금 지친 듯한 인상입니다. 당신을 쫓아온 것 같네요. 흰 가운을 입고 있습니다.
N: …그러니까, 닥터? 아마도 ‘기억 나지 않아서’ 여기까지 온 거겠죠. (아직 숨이 벅찬 듯 중간중간 숨을 고른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내가? (짧게 답하고 상대에 대한 기억을 더듬었다.)
어떤 것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상대는 마치, 당신을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호칭하지만요.
처음 보는 사람이에요.
N: 네, 당신이. ……조금 설명할 것들이 있는데, 잠시 괜찮겠습니까?
이센 D. 타라블레인 : ...자네가 누군진 모르겠지만, 떠들어보게. 영양가 없는 말이라도 알아서 잘 추려보겠네. (팔짱을 끼고 기운 시선으로 상대를 주시했다.)
N: ……. (일정 거리 이상 가까이 다가서지 않다가) ……서서 말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네요.
그리고, 그는 식당을 가리킵니다. 같이 가줄까요? 아니면?
N: =
(To GM) rolling 1d100
()
66
66
이센 D. 타라블레인 : 요점부터 말하게. 건물 구경도 못한 참이라서 말이야. 일반인에게 낭비할 시간이 없어. 자네가 내 호기심을 충족해줄 자신이 있느냔 말이지. (거리를 두네. 그런 점은 기민하게 눈치챘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N: =
rolling 1d4
()
1
1
……. 여기가 어딘지는 파악하셨습니까?
이센 D. 타라블레인 : 망한 연구소 나부랭이 같군. 자네가 갑자기 나타나지 않았다면 말이야, 지금쯤 저 문을 두 개는 열어봤겠지. 이 대화보다 훨씬 유익한 시간을 보냈을 거야. (떠드는 내용은 신랄하기 짝이 없었지만 목소리는 가볍고 스스럼없었다. 세간에서 불리는 이름답게.)
N: (살짝 눈을 찡그릴 뿐, 별 반응 없이 묵묵히 듣고 있다가.) …매번 같군요. 꼭 입력된 것처럼 말입니다. 좋습니다, 다시 설명 드리죠. 여기는 난파한 방주의 안입니다.
바깥의 상황까지 기억하지 못하긴 마찬가지겠죠. 그것도 다시 설명 드리겠습니다. 우선, 닥터가 여기 있는 것은 닥터가 동의한 사안입니다. 밖은… 당신이라고 해도 해결할 수 없는 바이러스가 창궐해, 세계가 멸망하기 직전이고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습니까? 여전히.
이센 D. 타라블레인 : 내가 해결할 수 없는 게 어디 있나.
그런대로 흥미롭군. 계속 떠들어보게. 자네 같은 범인이 천재 앞에서 떠들 기회가 얼마나 있겠나. 영광으로 여기고 일기라도 쓰라고.
N: ……, 해결할 수 없는 게 있었습니다. 그러니 여기 있겠죠. 아니, …예,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고 말하는 게 당신에게 맞겠군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좋은 말일세. (아직, 이라는 단어의 추가에 만족했다.)
N: 실험을 하고 있었습니다. 알 수 없는 부작용으로 당신이 기억을 잃었다가 다시 깨어나고, 그 반복을 한 건…… 1년 정도가 되었군요. 한 달만에 다시 보는 겁니다.
(이센을 찾느라 소모한 짧은 시간이 피곤한 듯 머리를 짚는다.) ……모두 닥터가 동의한 사안입니다. 더 필요한 말이 있습니까?
아니, ……아니, (고개를 젓는다.)
네, 당신이 실험에 참가한 이유, 그걸 말하지 않았군요…… (창백한 낯색) …닥터, 당신은 보균자입니다. 아직…… 제대로 발병하지는 않았지만.
(그리고, 그의 안색을 살피며 말을 잇는다.) ……죽지 않은, 보균자라는 말이 맞겠네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내가? (인류의 비극이군. 혀를 차며 말하려다 과연, 하는 얼굴로 멀끔하게 입을 열었다.) 인류의 희망이란 뜻이군.
N: 네, …마지막 희망입니다. 당신이… 살아있는 동안은요.
……. (습관처럼 다시 고개를 절레 젓는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자네 말이 맞다면 말이야. 나다운 행동이야. 세상에서 가장 연구할 만한 가치가 있는 건 내가 아니겠나.
계속 말해보게. 내가 기억을 잃고 있다고.
주기가 있나? 자네는 나를 얼마나 보았지?
N: …네. 실험이 시작된 지 1년째입니다. 실험이 끝날 때마다─ ……아, 실험의 패턴은 항상 바뀌었습니다. 당신이 시도하는 것, 제안하는 것이 그때그때 바뀌었으니까요. 하지만 그 변수가 무색하게 실험이 끝날 때마다 짧게는 일주일, 혹은 지금처럼 한 달, 그렇게 잠들었다가 깨어납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즐거워. 아주 즐겁군. 재밌는 말이야.
N: 여긴… 보시다시피, 격리된 연구소예요. 당신 외의 다른 보균자가 나타나지 않도록 만든…. ……쉘터입니다.
……일반적인 감염자의 증세에 대해서.
이센 D. 타라블레인 : 심장이 뛰는 날까지 인류 최고의 지성을 연구하는 삶이라니, 즐겁지 않은가. (되는대로 떠들곤 휙, 시선이 옮겨갔다.) 자네는 보균자와 있어도 괜찮은 건가? 어떻게 감염되는 병이지? 증세는? 더 이야기해보게. 남보다 모르는 게 많은 기분이란 이상하군. ...아주 이상해. 새로운 경험을 즐겁게 받아들이고 있으니 자네도 부끄러워하지 말고 아는 척 해보라고.
N: ……네, 증세는, 처음에는 경미한 충동성으로 나타납니다. 그러다 점점 과도해져 폭력성을 내보이고, 격렬한─ 과격한 행동을 반복하다, 바이러스가 뇌를 침투하면…… 죽게 됩니다.
……. (말하기 꺼리는 듯 주저하다가) 저는 감염되지 않습니다. …이유는 알 수 없고, 당신이 직접 검증했지요. ‘아직’ 알 수 없다고.
이센 D. 타라블레인 : 그래? 내가 자네를 공격할 것 같으면 버리고 떠나게. (주저없이 떠들었다.)
N: 그래서 이 연구소에 혼자 남아, 당신의 보조를 하고 있었습니… 다. 네, ……더 의문인 게 있나요?
(매번 시달렸는지 조금 익숙하면서도 피곤한 기색이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 왜 혼자인가?
(To GM): ……조금만 더, 길게 잠들어있었더라면, 나았…… 아니, 성공한다면, 그렇지만 ‘희망’은 어디에서도 찾지 못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ㅡ아니, 됐네. 내가 100명분은 하지.
N: ……. (잠시 눈을 내린다.)
저 외에 다른 연구원은 모두 죽었습니다. 다른 연구소로 지원을 간 연구원도 연락이 닿지 않습니다.
…바깥으로 통하는 수단은 식량 보급을 위해 오는 정부기관의 일원뿐이고, 네, 그러니 혼자.
이센 D. 타라블레인 : .......그래. (눈을 깜박이며 설명을 들었다.) 인류는 어떻게 됐나? 전부 죽어버리진 않은 모양이야.
N: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지만, …최저 70% 이상이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것도 닥터가 말했지요. 한 달 전에. 최저일 뿐이라는 말을 덧붙여서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내 말이 정답이네. (70%는 죽었겠군. 가볍게 입을 다실 뿐이었지만 잠시 말이 없다가 한 마디를 내뱉었다.) ......슬퍼.
...뭐, 됐네.
문물은 작동하는 모양이야. 기술이 좋긴 좋군. 외부와의 연락은 전화로 하는 건가?
N: ……전화로요. 원활하지는 않습니다.
(다소 눈치를 살피다가) …정부쪽에서 기꺼워하지 않습니다. ……그리 큰 기대를 걸고 있진 않은 거겠죠.
……일단, 이번에도 무사히 깨어났으니 다행… 입니다. ……불편한 곳은 없나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나를? (예민)
N: …….
이센 D. 타라블레인 : 우둔한 자들이 무엇을 이해하겠나. 인류를 위한 가장 유익한 투자가 무엇인지 모르는 모양일세. 저들만 살면 그만이라 생각하는 게지. 자네라고 나만큼 현명하진 않겠지만 그런 자들의 말을 들을 필요는 없네. 그들이 죽지 않는 것 또한 다행이지만. (상냥하게 덧붙였다.)
(문득 주삿바늘 자국을 떠올렸지만, 움직일 수 있으니 그러려니 했다.) ...한 달 동안 자네는 무얼 했나.
N: …기관에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살아있을지, 는 알 수 없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자면요.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아서. ……. 닥터의 말대로라면 유익하지 못한 시간들을 허비하며 보냈습니다.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았고, 할 수 있는 게 없었으니까.
이센 D. 타라블레인 : 자네는 범인이니까 말이야. 무능할 수밖에 없지. 탓하지 말게. (위로인지 아닌지 모를 이상한 소리를 하곤) 상황이 좋지 않군. ...
N: (익숙한 듯 넘긴다.) 이 연구소 내에… 저 외에 다른 사람은 없습니다. 당신이라면 분명 확인하고, 돌아다니고 싶겠죠. ……몸에 이상은 없는 것 같군요, 확인하고 싶은 곳이 달리 있습니까?
N이 간략히 이곳의 구조를 설명합니다. 몇 번을 계속 반복한 듯, 익숙한 문장으로 간결하게 끝을 맺습니다.
N: 제1연구실로 출입할 수 있는 카드는 제가 갖고 있습니다. 닥터에게 넘기지 않은 이유는…… 예상하시겠지만, ‘증세’가 나타나면 거기에라도 들어가있으라는 뜻이었죠.
다른 곳은 자유롭게 출입이 가능합니다… 만, 깨어나신 방, 제2연구소에 있는 다른 방은… 출입하셔선 안 됩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왜?
N: ……감당할 수 없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이센 D. 타라블레인 : 열어보라고 잘도 꼬드기는군.
N: …아니요, 진심으로 그러지 말아주세요. 그간 잘 참으셨습니다.
(To GM) rolling 1d4
()
4
4
이센 D. 타라블레인 : 그래, 그래. 카드는 잘 가지고 있게. 죽지 말고 살아남으라고. (가지고 있는 총을 꺼내 채워둔 탄환을 분리했다. 반대쪽 주머니에 넣곤 남의 일처럼 대수롭지 않게) 내가 총이라도 쓰려거든 시간을 벌어주겠지. 알아서 잘 도망치게.
...안에는 무엇이 있나? (못 참음)
N: …숨기려고 하면 저번처럼 달려드시겠죠. 제2연구실에는 폐기된 연구자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 녹슨 문을 열어서는 안 됩니다. 저도,
그곳에 뭐가 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곳은 안 돼요. …가까이 가면 이해할 겁니다. 과학적으로, 논리적으로 말할 수 없는 게, 하나쯤은 있지 않나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건 없네. 설명하기를 포기한 것들만이 존재하지. (주저없이 뱉곤 역시, 거침없이 질문했다.) ㅡ나는 그래서 가둬두었나? (제가 눈을 뜬 방의 문이 굳게 잠겨 있던 것을 떠올렸다.)
N: ……그렇다면 저는 포기하겠습니다. 그것, 을 표할 수 있는 걸…… 저는 알 수 없으니까요.
네, 카드키와 같은 이유로요. ……불쾌하십니까?
이센 D. 타라블레인 : 아니, 내가 자네를 믿을 수 없는 몇 가지 근거를 채우고 있었네. 믿지 않는다고 할 수 있는 일도 없으니 신경쓰지 말게. (그런 소리를 면전에서 하곤 성큼성큼 현관을 향해 걸어갔다.) 열리나?
N: (대화에서 벗어나자 반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현관까지는 열 수 있습니다. 제2연구소로 통하는 길이니까요. 하지만 철조망의 바깥으로는 나갈 수 없습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바깥에서 잠겨있어서, 이 안에서는 무리입니다. 나간다고 해도 감염자와 마주치면 감염되지 않는 걸 떠나서 죽어버릴 테니까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존재감을 감추지 않는 발소리와 함께 현관문을 열었다. 길게 이어지는 길을 걸어 작은 건물로 가는 동안 시선 한 번 주지 않고선) ㅡ자네는 이곳에 갇혀 있나, 이곳에서 보호받고 있나.
현관문을 열면서, 언뜻 유리에 비친 모습이 낯설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너무 오래 잠들었던 걸까요.
N: ……. (대답하지 않는다. 뒤를 따라간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자네가 무엇이든 말이야. 내가 멀쩡하지 않다면 같은 공간에 있는 자네 역시 위험에 처해 있다는 건 확실하네. 내가 완전하지 않다는 증거도 없지만 말이야. (까지 주절거리곤 눈을 떴을 때 확인한 상흔을 떠올렸다. 생각을 틀었다.) 증세가 나타날 때까지 신나게 움직여 보자고. 결과는 눈앞에 보이기 전까지 알 수 없는 법이네.
(묘하게 즐거운 어투로 작은 건물까지 다다라 문을 열었다.)
N: ……어디를 확인하러 가십니까? (짧게 살펴보며 물었다.)
문을 열려고 했지만, 이런, 문이 잠겨있네요.
N이 당신을 조심스레 살피고 있습니다. 염려스러운 듯 해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내가 녹슨 문을 열까봐 두려운 겐가?
그렇다면 자네는 보지 말게. (열 생각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애매모호하게 답했다.)
N: ……거짓말은 하지 않는 게 낫겠죠, 네.
결코 좋은 생각이 아닙니다, 닥터.
(To GM) rolling 1d100
()
33
33
N: (단호하게 고개를 젓는다.) 차라리 실험을 이어가주세요. 물론, 단순히 예감의 확인뿐이라면 저도 거절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문을 연다는 시도는 절대 돕고 싶지 않아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내 선택과 자네의 선택 중 무엇이 옳을지 분명하지 않나. (제법 단호하게 답하다 금세 힘을 풀었다.) 연구실에 가야지. 진실을 알 수 있는 가장 간편한 방법이 아닌가. 녹슨 문인지 뭔지는 보류해두겠네.
N: ……제2연구실에?
이센 D. 타라블레인 : ...방이 세 개나 되는데, 내가 있던 방을 제외하고 전부 녹슬기라도 했다는 건가?
N: …다른 이유로, 그다지 출입하고 싶은 곳은 아닙니다, 거긴…
(To GM) rolling 1d100
()
16
16
이센 D. 타라블레인 : 자네도 두려운 게 많아서 큰일이군.
N: ……. (잠시 떨리는 숨을 고른다.) …다, 당신이 깨어난 방과, 맞은편에 있는 곳에는, 파기된 연구자료가 있습니다. 말, 했던가요. 네…… 거기엔, ……
이센 D. 타라블레인 : ... (그게 녹슨 문이었나. 문을 앞에 두고 삐딱하게 고개를 기울였다.)
N: ……(미세하게 떨리는 손으로 제2연구소, 건물의 문을 연다.)
…보조는 무리입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그래. 저쪽에는 뭐가 있나. (태연하게 감금실을 가리켰다.)
N: (감금실의 녹슬고, 쇠가 울룩불룩 굽어 튀어나온 문을 힐긋 보다가 바로 시선을 떨어뜨린다.) 모릅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녹슨 문이군. 자네가 열지 말라고 부탁하는 곳이지. (가늠하듯 녹슨 문을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N: 네. 뭐가 있는지 말할 수 있다면…… 차라리 낫겠죠. 탐구할 대상에서 멀어질 테니까.
이센 D. 타라블레인 : 그럼 돌아가지. (갑자기 순순하게 말했다.) 가자고.
N: … (그를 살피다가) 어디로?
이센 D. 타라블레인 : 보조를 활용할 수 있는 곳부터 봐야 하지 않겠나. 이렇게 가서... (손을 펼쳐 그 위에 동선을 그렸다. 표본실에서 창고를 지나 긴 건물을 한 바퀴 돈 손끝이 N의 방까지 다다랐다가... 이건 프라이버시인데, 하는 눈으로 동작을 멈추었다.)
N: …… (그냥 힐긋,) 제1연구실에 당신에게서 채취한 표본이 있습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궁금...) 연구실부터 가지.
N이 한숨을 내쉬며, 제1연구실로 앞섭니다. 당신의 관심이 '그곳'들에서 떨어진 것에 안도한 듯하네요.
제1연구실에 들어서려면 그가 말한 대로 카드키가 필요해 보입니다. 카드키를 꺼내 대자, 검은 화면에 초록색 글씨가 출력됩니다.
[N■■■ ■■■■■■■]
문을 열고 들어가면... 우선, 벽면에 키를 걸어두는 곳이 있습니다. N이 들어서자마자 거기에 카드키가 아닌, 그냥 열쇠를 하나 걸어두네요. 총 4개가 되었습니다.
긴 실험대 위에는 살점 등을 잘게 헤집어둔 유전자 [표본]이 얇게 깔린 유리판이 차례로 나열돼있습니다. 그 옆에는 현미경이 하나씩 마련되어 있고, [서류]와 볼펜이 정리되지 않은 채 엉망으로 놓여있습니다. 그리고 [약장]이 벽에 붙어있네요.
*
이센 D. 타라블레인 : ㅡ열쇠는 뭔가. (대뜸 질문부터 던졌다.)
N: 저 4개 표본이 각각, 당신의 표본과, 저의 것, 그리고 바이러스의 원본, 다른 감염자의……
…아까 들어섰던 건물과 각 방의 열쇠입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가져가라고 유혹하는군. (흘끔 열쇠가 걸린 자리를 보다 미련없이 현미경 앞에 섰다. 표본이 도말된 슬라이드 글라스를 현미경에 올려 차례로 관찰했다.)
N: 숨긴다고 숨겨지지 않으니까요. 지성보단 도덕을 믿습니다. (피곤한 듯 말한다.)
첫 번째 표본을 현미경으로 살핍니다. 아마 순서대로, 가 맞다면 이게 ‘당신의’ 세포인 걸까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나는 지성을 믿어. (뻔뻔하게 이죽거리며 눈앞의 표본에 눈을 돌렸다.)
……? 기이한 형태입니다. 일반적인 세포의 형태와는 다르게 조금 더, 기묘하게 일그러져 있네요. ……아니, 다리? 알알이 세포에서 비집어진 섬유가닥은 마치 벌레에 다리가 붙은 것만 같습니다.
세포의 한가운데, 동그란 핵이 보여야 할 저것은…
구물거리며 당신을 바라봅니다. 수백, 수천 개의 세포의 낱알들이 당신과 눈을 마주칩니다. 그럴 리가요.
기괴하게 일그러져 웃습니다. 아니, 웃는 것 같다? 아니, 조소합니다. 불쾌한 군집으로 있는 세포들이 당신을 바라보며……
……. ? 그럴 리가.
이센 D. 타라블레인 :
Value: | 60/30/12 |
Rolled: | 55 |
Result: | Success |
'천재적인' 당신이 보기에, 이것은 분명, 이상합니다. 일반적인 인간의 세포가 이렇게 생겼을 리가 없으니까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이어 바이러스의 원본 표본을 재물대... 그러니까 현미경에 올렸다. 고개를 기울여 눈을 가까이했다.)
당신의 표본에서 발견한 것과 흡사합니다. 형태만은요. 그 기괴한 형태의 세포가, 계속해서 분열을 거듭합니다. 하나에서 둘, 넷, 열여섯, 이백오십육, 그리고 무수하게.
속도가 무서울 정도로, 끝없이 분열하고 있습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 (속도가 다르군. 증식의 차이인가. 테이블에 내려둔 손끝이 톡톡 느리게 그 위를 두드렸다.)
N: ……숙주에게 정착하기 전까지, 그 바이러스는 무수하게 분열합니다. 그리고… 숙주를 찾으면 그 숙주의 세포를 변형하고, 결국 파괴합니다. 공멸하는 셈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변형… 까지만 이루어질 뿐, 공멸하지 않았죠. …이유는 알 수 없었습니다. 지금까지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겸형 적혈구 보균자라도 된 느낌이군. 그런대로 즐겁네. (의미는 없었지만, 다른 보균자의 세포도 관찰했다. 역시 동일한가?)
당신 외, 다른 감염자의 세포를 살핍니다. 뒤틀리기 시작한 '사람'의 세포가 분열해가며, 잘게 쪼개집니다.
그런데 그 자리를, 다리가 달린 듯한 기괴한 세포들이 그 속도에 맞춰 분열하더니, 원 세포의 빈자리를 차지하듯 채워가고 있습니다.
원 세포의 빈자리를 차지한 세포는 점점 그 영역을 넓히더니, 모든 사람의 세포가 사라지자 다시 끝없이 분열하기 시작합니다. 비정상적인 동태입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대체하는 건가. 흥미로워, 아주 흥미로워. 즐거워졌네. 자네는 이런 걸 많이 보았겠지? ('평소'대로 유쾌하게 떠들었다. 뒤이어 N의 표본을 관찰했다.)
N은 당신의 등뒤에서 대답을 끄덕이기나 합니다. 당신에게 자신의 유익하지 못한 대답이 필요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요.
그의 표본은 과연, 어떤 이상도 없이 ‘말끔한’ 형태입니다. 다른 것들을 보다 보니 오히려 이것이 비정상적으로 느껴지네요.
옆에는 실험도구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바이러스의 원본 세포를 여기에 떨어뜨린다거나 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할 거예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살아 있는 표본을 두고 장기간 보존된 표본을 이용하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근처에 있는 면봉 통을 집어 개중 하나를 꺼내 내밀었다. 그 역시 모를 리가 없음에도 구태여 설명까지 덧붙여서.) ㅡ샘플. 입 안쪽에 문질러서 주게.
N: ……. (순순히 그가 바라는 대로 한 뒤 면봉을 다시 건넸다. ‘확인’을 거치기 위한 거겠지.)
이센 D. 타라블레인 : (건네받은 면봉을 슬라이드 글라스에 문질러 도말하고, 소독을 마친 뒤 1회용 채혈침으로 제 손가락에 피를 내어 글라스 위에 떨어뜨렸다. 커버를 덮어 만든 표본을 현미경 위에 올리고 그가 어떻게 '면역'하는지 관찰했다.)
두 명의 샘플이 뒤엉킨 표본을 살핍니다. 척 보기에도 구분이 가네요. 평범한 형태의 인간의 세포, 어떤 다리가 달린 듯, 당신을 보고 웃고 있는 듯한 ‘당신의’ 세포.
일그러진 당신의 세포는 유리판 위를 조금 기어다니는 듯하더니, 그의 세포와 뒤섞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저 그곳에 혼재되어 있을 뿐, 서로 연관되지 않습니다.
서로 간섭하지 않고, 각자의 생명활동을 할 뿐입니다. 마치 인지되지 못한 것처럼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다른 종 같군. (변이 세포의 형태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이 상황도 기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별개의 종처럼 구분되어 혼재하는 세포를 보다 고개를 들었다. 근처에 있는 서류 더미를 살펴보았다.)
N: 개나, 고양이에게는 감염되지 않습니다. …물론 제 유전자에 별 다른 특이점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종이 다른 것도 아니고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자네가 인간이 아닐 수도 있지. 개보단 고양이 같군. (말함)
단정한 글씨체의 수기로 작성되어있습니다. 복잡하게 얽힌 연구기록들이네요. 의미 없는 선이 북북 그어져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서류의 [ RNA interference ] 라는 단어에 빨간색 동그라미가 쳐져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N: …(살짝 보다가 그냥 시선을 내린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 (흘끔, N의 어딘가를 보다 눈을 돌렸다. 다른 서류를 살펴보았다.)
서류의 내용은, 그렇습니다. 당신도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이죠.
사람에게는 이른바 ‘정보 억제 시스템’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생명활동에 필요한 정보를 생성하는 것과 별개로, 불필요한 정보가 생길 것 같으면 그를 미연에 차단하여 그 외로 뻗어나가기를 방지하는 거예요.
N: (시선을 여전히 빗겨둔 채) 바이러스의 활동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잠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이 바이러스가 유해한 이유는 단순히, 사람이 병들어 죽어가기 때문은 아닙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요, 폭력성의 극대화.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있습니다. 도덕과 윤리를 지키고, 이상행동을 보이지 않는 것도 사람의 선입니다. 하지만……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자들은, 그 ‘억제’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단순히 제어하지 못한다, 는 소리가 아닙니다. 그러니까, ……
부득이한 것이 아닌, 마치, 인간의 ‘악’을 이해하는 것처럼.
인간이 자행할 수 없는 짓거리를… 서슴없이 해내고, 그것만을 추구하도록 유도합니다. …그러면 ‘인간’과는 다른 길을 걷게 됩니다. 물론, …인간이지요. 인간이지만요. 그 생태는…… 네. ……감염자의 대부분은 사살 당했습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그런 '악인'을 용케 사살했군. 물량 공세라도 한 건가. (말없이 N의 이야기를 경청하다 짧게 대답했다.)
N: 악인이라고 해도, 총을 맞으면 죽지요. 국가 단위로 이루어졌습니다. 그 국가도 지금은 거의 궤멸한 상태이고, 중앙기관만이 남아 통제하고 있지만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영화라도 보는 것 같군. 영화에선 악마가 깃든다고 하지 않나. 물론 악마 같은 건 없지! 인간을 벌하는 건 오로지 자연 뿐이라네. 이 행성은 인류를 없애고 싶은 모양이야. (영국 태생 다운 시니컬한 어투로 조잘거렸다. 볼 것 없는 서류를 내려놓고 약장을 뒤적였다.)
N: …어딘가에는 그런 말을 하는 사람도 있겠군요. 재앙.
약장에는 갖가지 약품들이 들어있습니다. 포르말린, 염산, 황산 등 척 봐도 위험한 것들이나, 수면제, 진정제와 마취제 같은 것들도 보이네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재앙. 그렇다면 자네는 축복 받은 사람이네. 기분이 어떤가. 인류 최후의 인간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 말이야. 자네는 말이지, 나를 제압하면 안전할 수 있지 않나. 자네가 무성생식이 가능하다면 좋았을 텐데 아쉽군 그래. 동종의 분열은 금방 멸종할 수도 있지만 말이네. (면전에서 답하기 어려운 말을 늘어놓으며 약장을 뒤적거렸다. 마취제와 진정제를 보고 잠시 고민하다 손가락으로 병 표면을 툭툭 두드려 존재를 부각시켰다. 여기 있네. 만일을 대비해 위치를 알려주었다.)
(이것 밖에 없나? 약장 더 뒤적거림)
N: 뇌 한 부분을 도려낸다면 그 아쉬움에 동조할 수도 있었을 것 같군요. (서류들을 대강 분류해 정리한다.)
약장에는 그뿐입니다. 유독 산성 액체가 많긴 하지만, 유의해둘만한 것은 아닌 것 같네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가족은 어떻게 됐나. 보통 사람은 관계에 의존하니 자네도 그런 게 있었을 것 같군. (가볍게 손을 털고 약장에서 물러났다.)
N: 생사를 알지 못합니다. 이곳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생존을 확인했지만 그 이후로도 소식을 전달해주지 않더군요. …인력이 부족하기도 할 테니, 이해하고 있습니다. 외부의 시스템은 거의 붕괴되었다 합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그래. 식량 조달이 끊기면 이곳도 끝이겠군. 자네나 내가 여자였다면 흥미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었을 텐데 아쉽게 됐어. 그것도 식량 보급이 보장되지 않으면 무리니까 말이야. (머릿속으로 지도를 그리며 못할 말을 했다. 좀 더 생각하다 대뜸 문을 열고 건너편의 표본실로 향했다.)
N: ……. (별 대꾸하지 않고 조용히 따라나선다.)
(To GM): ……어떤 경우에서라도 끔찍하군요, 그건.
N: =
(To GM) rolling 1d100
()
30
30
이센 D. 타라블레인 : (표본실도 벌컥)
표본실로 향했습니다. 전자키 가동 시스템은 불이 꺼져있어 바로 문이 열립니다. 이곳은 불이 환히 켜져있네요.
그리고 바로 보이는 것은, 긴 찬장에 놓인 유리병입니다. 셀 수 없는 수만큼, 병 안에는 말끔하게 적출된 인간의 뇌가 들어있습니다. 가시 같은 것이 뇌를 두르고 있어요.
N: 여기 적출된 뇌는… 모두 1차 감염자입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1차? (상대를 곁눈질하곤 곧바로 유리병으로 시선을 옮겼다. 가시 같은 것이라면, 표본 자체의 특징인 건가? 뇌에 그런 게 달려 있다고?)
각각의 뇌에, 가시 같은 것들이 침투해있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 볼까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Value: | 81/40/16 |
Rolled: | 51 |
Result: | Success |
뇌를 파고든 ‘가시’ 같은 것은… 자세히 보니, 꼭 벌레의 다리 같습니다.
N: 지구에 이 바이러스를 퍼뜨린… ‘벌레’들에게서 직접 감염된 자들입니다. 그들의 활동은 엄밀히 말하면 세포 단위가 아닙니다. 단순히 같은 공기를 마신다고 해서 영향을 받는 게 아니고, 원본과, 숙주를 통해 전염됩니다.
저것들이 사람을 공격하고, 뇌에 침투하는 순간부터 ‘감염’이 시작됩니다. 유전자 변형이 일어나고, 아까 말씀드렸던 증세가 발현합니다. 변형, 억제, 증대. …그리고 이렇게 감염된 자가 다른 사람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침투하면, 그 대상자도 감염이 이루어집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나는몇 차인가? (불쑥 물었다.)
N: 알 수 없습니다만, 적어도… 닥터의 뇌에 저 가시 같은 게 붙어있지는 않았군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준비가 잘 된 시설이군. (묻지 않아도 답이 나온 질문을 생각하곤 즐겁게 대꾸했다. 즐비한 유리병을 보다) ...그 벌레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아냈나.
N: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규정된 사실은 없고, 그저 가능성을 하나씩 제거하는 단계입니다. …모든 벌레가 같은 형태의 유전자를 갖는다. 바이러스 자체는 변형되지 않는다. 즉, 진화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지구에 있었던 것은 아닐 것이다. ‘변형되지 않는 것’이 그들의 특징이라면, 지금껏 지구에서 다른 형태로라도 숨을 죽일 수 없었을 테니까. 여기까지가 현 단계입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그렇군. 이렇게 증식 속도가 어마어마한 게 숨어있을 수는 없을 테니까. 다음에는 말이야, 자네가 설명할 일 없게 적어두는 게 좋겠어. 그동안 써두지 않은 이유를 모르겠군 그래. (연구실에 놓인 펜을 떠올리며 여분의 종이를 찾겠다 다짐했다. 표본실 안은 이 유리병 뿐인가?)
N: 나쁘지 않군요. 시도해보겠습니다.
수없이 널려있는 이 유리병뿐입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자네보다 내 설명이 유익하지. 직접 쓰겠네. (다정하게 대답)
N: ……. 네, 그러면 이 바이러스는 강산성의 액체에 넣어두면 일시적으로 활동을 그친다는 점도 덧붙여주시길 바랍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인간을 황산 통에 담글 수는 없을 텐데 말야. 안타깝군. 산도를 바꾼다라, ......
N: 그 방식대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구를 통째로 넣어두는 수밖엔 없겠죠. (비교적 담담하게 말하고는 한 걸음 물러나 문쪽에 다가선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행성을 시험관에 넣는 걸세. 재밌는 가정이지 않나. (가볍게 낄낄거리며 N을 돌아보았다. 문은 왜, 하는 얼굴로 눈만 깜박.) 열어주기라도 할 건가.
N: 아뇨, 그리 달가운 장소가 아니라서 용건을 마치신 것 같으면 바로 나가려 했습니다. 끝났습니까?
이센 D. 타라블레인 : 그래, 자료실로 가지. (거리낌 없이 문을 열고 그의 옆을 스쳐 지나갔다. 자료실 문에 보안이 걸려 있지 않다면 곧장 문을 당겨 연다.)
N: =
(To GM) rolling 1d4
()
1
1
표본실의 문을 열고, 나서서, N 또한 당신을 따라나서는 순간,
: 연구원님, 연구원님?
어떤 목소리가 들립니다.
: 연구원님, 연구원님이신가요?
닥터! 닥터라고 해야 해!
닥터, 닥터!
대답해주세요! 아아, 대답해주세요!
처절하게 당신을 부르는 음성은… 단순히 하나의 목소리가 아닙니다.
무수히 많은 목소리들이, 겹겹이 쌓이고 쌓여 당신에게 비명을 지릅니다. 처절하게 당신의 답을 구합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
N: (자료실의 문을 열려다, 멈춰있는 이를 의아하게 본다.)
목소리들이 수없이 당신의 귓가를 채웁니다.
: 닥터! 닥터, 닥터, 닥터!
이센 D. 타라블레인 : ...시끄럽군, 조용히 하게. ...
: 아아, 대답해주시는군요! 닥터, 제발, 당신이라면 할 수 있지 않나요!
할 수 있을 거예요!
할 수 있을 거예요!
닥터, 부디,
이센 D. 타라블레인 : ...아아, 됐어. 재촉하지 말라고. 알아서 할 테니.
: 저를 죽여주세요!
저를 죽여주세요!
저를 죽여주세요!
저를 죽여주세요!
저를 죽여주세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
: 저희를 죽여주세요!
저를 부수려고 해요!
망가지고 있어요!
죽을 수 있게 해주세요!
인간, 인간이!
목소리가 끝없이, 이어집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환청이 들리는군. (한 손으로 귀를 누르며 고개를 숙였다. ... 증세에 환청도 있었던가?)
표본실의 문이 열려있네요. 침착하게, 닫아볼까요?
목소리는 계속해서 당신에게 죽음을 애걸합니다.
무언가 갉작이는, 긁히는 소리들이 그 밑에 깔립니다.
N: =
(To GM) rolling 1d100
()
87
87
N: =
(To GM) rolling 1d4
()
3
3
이센 D. 타라블레인 : (더듬더듬 표본실의 문고리를 잡아당겨 문을 닫았다. 어렵게 숨을 삼키고 가까운 벽에 기대 들리는 소리가 없는지 귀를 기울였다.)
N: 환청, 은 말씀하신 적이 없습니다….
N이 조금, 당신에게서 한 걸음 멀어집니다. 달아날 준비라도 하는 걸까요.
문이 닫깁니다. …소리가 툭 끊어집니다.
이제 남은 것은 당신에게 있는 잔영뿐입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이제 조용하군. 그대로 있게. 전조 증상일진 모르겠지만, 자네가 나보다 달리기가 느리지 않으면 좋겠어.
N: … (그를 살피다가, 그냥 그 자리에 굳어있는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불편한 감각이 사라질 때까지 잠시 머물러 있다, 제 상태에 대한 확신이 든 뒤에야 움직였다.) 곤란하면 연구실로 가 있게. 자네를 악세사리처럼 달고 싶은 게 아니니까 말이야.
N: ……. 아닙니다.
그렇지만, 조금 거리를 두기로 한 듯합니다. 자료실로 들어갈까요? 전자식 잠금의 불은 꺼져있네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나는 자네가 살았으면 좋겠어. 물론 표본으로서도 말일세. 자네 이름은 뭔가. (이제야 물어보았다.
(불을 켜달라는 듯 문가의 벽을 툭툭 두드렸다.)
N: … N이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그거면 되었다고 했으니까요. 자료실은 열려있습니다.
아무래도, 카드키가 필요한 건 제1연구실뿐인 것 같네요. 최대한 전력을 아끼려는 것 같습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자네는 이름이 없는 건가? 아무래도 상관 없지만. (불을 켤 수 있다면 켜고, 아니면 가져온 손전등을 켜고 안을 살폈다.)
바로 불을 켤 수 있었습니다. 자료를 모아두는 곳이겠죠, 연도별로 [연구일지]들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책장]에는 온갖 학술서들이 꽂혀있네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자신이 이렇게 된 지 1년. ... 그리 길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꽂힌 연구자료를 있는 대로 꺼내 확인했다. 속독이 어려운 것도 아니니 전부 확인해보자.)
연구일지를 보면, ...원본이 아니라 사본인 것 같네요, 흐리고, 번진 자국이 여실합니다.
N은 지금, 자료실의 밖에 있습니다. 조금 답답하다는 것 같네요. 문을 살짝 열어둔 상태입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 (빈 곳이 너무 많은데. 떠오르는 건 없나? 잠시 멈추어 머릿속을 되뇌어 보았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Value: | 90/45/18 |
Rolled: | 47 |
Result: | Success |
곰곰이 기억을 떠올려봅니다. 당신에게는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죠. 그렇기에, 무용하다는 결론을 쉽게 내릴 수 있었습니다.
떠오르는 것은 단순한 학구적 지식의 나열뿐입니다. 이와 관련된 당신의 경험, 기억은, 전무합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연구일지는 이것 뿐인가? 사본을 한 번 더 읽어 머릿속에 집어넣었다.)
적어도 당신의 눈에 띄는 것은 이뿐입니다. 근 1년간, 당신이 적어온 듯한 내용도 있긴 하지만 그로써 무언가를 얻어내긴 어려워 보입니다. 무능한 보조의 이야기라거나, 당신이 알아낸 ‘막연함’, 하지만 금방 새로운 가설을 찾아내는 의지, …새로운 것은 없네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답답하군. (작게 눈을 찡그리곤 책장을 살폈다. 볼만한 책이 없는지, 눈에 띄는 건 없는지 꼼꼼히 살핀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Value: | 85/42/17 |
Rolled: | 1 |
Result: | Critical |
(?)
신종 바이러스, 약칭 H.C. 어떤 해결방안도 발견되지 않았다, 는 논문과 온갖 가정을 적어둔 서류들이 보이네요.
.... .... ?
이상한 질감의 책이 하나 껴있습니다. 과학서는 아닌 것 같은데.
이센 D. 타라블레인 : ......이상한 취미가 있었군. (내 책인가? 눈을 가늘게 뜨고 책을 꺼내 돌려보았다. 일기장은 아니겠지.)
유독 이질적인, 종교…? 잘은 모르겠지만, 그 관련 책을 발견했습니다. 거친 가죽이 손에 잡히고 불길한 문양이 표지에 그려져있습니다.
....그려졌다? 아니, 아니에요. 이건 죽는 순간, 절규를 내지르는 사람의 얼굴을 그대로 덧씌운 듯, 그 모양을 본딴 책인 것 같네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
이센 D. 타라블레인 :
Value: | 60/30/12 |
Rolled: | 31 |
Result: | Success |
이센 D. 타라블레인 : 괴담이군. (깔끔하게 웃고 책 펼침)
지워진, 증발된. 사라진 글자가 많습니다. 휘갈긴 필기체로 적혀있는 내용은, 이상하게,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세상을 떠도는 우주의 신에 대한 내용입니다.
... 나는 이런 것을 알고 있을까? 곰곰이 떠올려도, 당신은 어떤 것도 알 수 없다는 결론에 닿을 거예요.
당신임에도 불구하고.
물론, 이것은 그저 불길하기 짝이 없는 책일 뿐입니다. 어떤 유익함도 없네요. 읽기도 까다로운, 그런 책이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모를 리가 없을 텐데. 제가 모르는 내용이라면 그리 유익하지 않은 내용이라는, 오만하기 짝이 없는 생각을 하며 책을 뒤적였다. 지금까지 본 것과 관련된 이야기는 없는 건가?)
어떤 것도. ……오히려 읽으면 읽을수록, 당신의 정신이 점차 흐려집니다. 약간의 어지럼증까지 느낍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 (증상인가? 책을 들지 않은 남은 손으로 책장을 짚고 바르게 섰다. 책을 덮은 채 그대로 멈추어 숨을 골랐다.)
책을 덮고, 숨을 고르니 조금은 안정되는 것 같네요. 바로 명료한 정신이 돌아옵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이상한 책이군. 혹시라도 꺼내볼 일 없도록, 책등을 안쪽으로 향하게 해 꽂아넣었다.)
잘 꽂아넣었습니다. 자료실에 있는 양은 제법 많긴 하지만, 이뿐이네요. 군데군데 비어있기도 하고. 부족합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남은 곳은 식당과....... 방. 생각하다 손을 털고 돌아나왔다. 문고리에 팔을 걸친 채 자료실 밖으로 반쯤 몸을 내밀었다.) ㅡN. 식당엔 뭐가 있나. 특별하지 않으면 말하지도 말게.
N: (고개를 젓는다.) 식재료와 그를 위한 도구뿐입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배고픈가?
N: 아뇨, 그다지…… 배고프십니까?
이센 D. 타라블레인 : 육신의 허기보다 정신의 허기가 강하군. 파악이 끝나야 행동하지 않겠나. 식사는 나중에 하지. (식당을 제쳐놓고, 남은 시선이 왼쪽 복도 끄트머리의 방으로 향했다. 확인하듯 상대를 돌아보았다.) ......
N: ……. (무슨 의도냐는 듯 보고 있는다.) 달리, 자료를 두진 않았습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열어보면 안 될 은밀한 취미라도 있나?
N: (얼굴을 살짝 찡그리며 시선을 빗긴다.) 지나치게 살피진 말아주세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그래, 그래. (즐거운 얼굴로 그를 지나쳐 앞서 갔다.) 어떤 일이 벌어져도 놀라지 않겠네.
N: ……. 저를 탐구 대상에 두진 말아주었으면 하는군요. 밖에 있겠습니다.
표정은 그리 좋지 않지만, 보기보다 순순히 물러납니다. 아예 현관으로 나서네요.
방을 살필까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싫어하는군. 뭐, 그에 대해서도 떠오르는 건 없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저를 꺼렸던 것 같아 개의치 않고 문고리를 비틀어 열었다.)
생활감은 있지만, 지나치게 단촐한 방입니다. [옷장] 옆에는 [작은 문], [침대], [넓은 책장], [서랍], [옷장], 옷걸이와 [전화기]가 있습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생활은 잘 하고 있나? 순수한 궁금증으로 옷장을 열어보았다.)
주머니 달린 가운 여러 벌이 들어있는 옷장입니다. 사복은 거의 없다시피하네요. 비슷비슷한 옷들이 걸려있습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주머니 뒤져봄)
주머니를 하나씩 뒤져보니, …전화번호가 적힌 메모를 하나 발견합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의도는 없었는데. 다른 게 적혀있지는 않은지 메모를 확인했다.)
다른 게 적혀있지는 않습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메모를 접어 주머니에 넣고, 너른 책장을 확인했다. 평범한 학술서 뿐인가?)
자료실에 있는 책이 아닌 개인 서재인 만큼, 학술서가 있긴 하지만 그 양은 적습니다. 공책이나 철에 묶인 서류들 같은 것도 있네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일기를 쓰진 않았겠지.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느낌이지만, 공책과 철에 묶인 서류를 꺼내 차례로 넘겨보았다.)
차례로 넘겨보면, 일부는 연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짤막한 문장들.
…의미를 알 수 없이 북북 그어둔 자국이 남아있습니다. 군데군데 찢겨져있네요.
무의미한 단어의 나열, 혹은 조각난 언어들…
……그리 건강해보이는 광경은 아닙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 (멀쩡한 인간이라면, 이런 데 갇혀서 실험하는 게 즐겁지는 않겠지. 멀뚱한 얼굴로 이리저리 페이지를 넘겨보다 공책을 덮었다. 다른 서류와 함께 원래대로 꽂아두었다. 손을 털고 근처의 서랍으로 갔다. 제 방 마냥 전부 잡아빼 내부를 확인했다.)
역시나 그의 말이 그리 존중 받는 못하는군요. 이걸 예상했으니 물러난 걸까? 아무튼, 철제 서랍장의 안쪽에는 메스와 커터칼이 있네요. 이가 빠진 메스, 비닐에 싸인 메스, 부러진 커너칼날...
이센 D. 타라블레인 : ...칼이 많군. (이렇게 많이? 자세히 살펴보았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Value: | 85/42/17 |
Rolled: | 12 |
Result: | Extreme |
그럭저럭 잘 닦아두었지만, ...군데군데 굳은 핏자국이 남아있습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메스에 묻은 핏자국을 다른 칼날로 긁어보았다. 마른 피를 채취할 수 있을까?)
미량이지만, 가능합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충분하다. 티슈를 뽑아 가운데 잘 모은 뒤 여러 번 접어 주머니에 안전하게 보관했다. 서랍을 닫고 근처의 침대를 살폈다. 베개를 들추거나 이불을 걷어보고, 아래의 빈 공간까지 꼼꼼히 확인한다.)
침대는 별 다른 게 없어 보이네요. 시트도 그리 푹신하지 않고, 매트리스가 약간 꺼져있습니다. 그렇게 극진하지도 않아 보여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젊은 나이에... 지루하게 사는군........)
뭐라도 꺼내주고 싶지만 캐붕이네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캐붕이면 어쩔 수 없지...)(말함)
그래그래
이센 D. 타라블레인 : (남은 건... 작은 문을 보다 우선 전화기 앞으로 갔다. 수화기를 들고 연결음이 들리는지 확인했다.)
연결음은 들립니다. 어딘가로 연락해볼까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메모에 적힌 전화번호를 입력했다.)
신호음이 갑니다. ……조금 지나, 사무적인 목소리가, 조금 질린 듯 답변합니다.
Code: 1734. 응답 받았습니다. 무슨 일인가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 (처음 듣는 코드인데. 우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다렸다. 바로 끊지는 않겠지.)
Hello?
…….
쯧, 대놓고 혀를 차는 듯하더니 바로 통신을 끊어버립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 (번호가 적힌 메모를 옷장의 옷 안에 돌려놓고 곧장 다시 전화를 걸었다. 그가 이런 전화에 대해 이야기했던가?)
다시 신호음이 울립니다. 외부와의 연락, 에 대한 이야기를 했던 것 같네요. 기꺼워하지 않는다는 것도요.
Code: 1734. 응답 받았습니다. 무슨 일인가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ㅡ타라블레인. (짧게 이름을 밝혔다.) 바깥 상황을 알고 싶은데.
바깥 상황은 다르지 않습니다. 연구의 진척이 있나요? 보급이 필요한가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몸이 녹을 정도로 머리를 쓰고 있네. 물자는 아직 충분해. ...하나만 묻지. 내 조수 이름이 뭔가.
연구의 결과 보고, 보급을 위해서만 통신해주세요. 수신을 종료합니다.
목소리는 지나치게 무뚝뚝합니다. 사무적인 것을 떠나, 진저리를 내는 것처럼 서둘러 끊어버립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인류의 희망을 대하는 취급이 박하군. (문득 방의 주인도 딱하다는 생각에 잠깐 문이 있는 곳을 돌아보았다. 수화기를 내려놓고 작은 문 앞에 섰다. 열리나? 손잡이가 있다면 당기거나 밀어 열어본다.)
열립니다. 간이욕실로 통하는 문인 것 같네요.
샤워부스가 있고 세면대와 변기가 눈에 보입니다. ... ... 그것들을 인지하기 이전에,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희미한 피냄새가 납니다. 그리고 강렬한 알콜내가 지워지지 않습니다.
거울이 깨져 조각들이 온 사방에 흩어져있고, 샤워부스의 유리도 산산이 부서져있네요. 바닥에는 핏자국인지 뭔지 모를 것들이 굳어져있습니다.
그리고, 욕실 전체를 가로지르듯 자리잡고 있는 붉은 스프레이 자국이, 규칙성 없이 혼잡하게 남아있습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 (이런 걸 두고 구경하는 걸 말리지 않았다는 건가? 눈만 깜박깜박, 살풍경한 욕실을 보다 스프레이 자국을 확인했다. 그림?)
이센 D. 타라블레인 :
Value: | 10/5/2 |
Rolled: | 25 |
Result: | Fail |
(무능력...)
그림이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규칙성이 없습니다. 과연 이런 것을, 어떤 것을 ‘나타내기’ 위해 행할 수 있을까요? 예술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가요?
하지만, 그 의도를 짐작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하나만은 떠올릴 수 있겠죠.
적어도 멀끔한 정신은 아니라는 것.
이센 D. 타라블레인 : (그가? 아니면 제가? 만일 그의 설명이 전부 거짓이라면? 깨진 거울 조각에 수십 개의 조각으로 비치는 얼굴을 보다 떨어진 유리 조각으로 바닥에 남은 핏자국을 긁어 다른 티슈 조각에 올려 챙겼다.) ......
이런 것을 두고 잘도 여길 보일 생각을 했네요. 핏자국을 긁어다 챙겼습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이것부터 확인하고 싶은데. 문을 잘 닫고 방으로 돌아와 눈으로 N의 위치를 확인했다. 아직 건물 밖에 있나?)
N은 현관 밖, 앙상한 나무가 심어진 정원에 우두커니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습니다. 철조망으로 가로막혀, 잘게 쪼개진 하늘을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 (새장에 갇힌 인간을 어찌 경멸할 수 있을까. 가라앉은 눈으로도 어떤 부정적인 감정조차 담지 않은 채 가만히 상대를 보다 1 연구실로 발을 옮겼다. 아까 문을 닫지 않았던 것 같은데... 열려 있겠지?)
그래요, 열려있습니다. 제1연구실에 들어와서 무엇을 할까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먼저, 서랍의 메스에 묻어 있던 마른 피를 슬라이드 글라스 위에 올렸다. 증류수를 떨어뜨려 적당한 시간을 두고 죽은 세포나마 현미경으로 관찰했다. 이 안에 살아 움직이는 사람은 보균자와 면역자 뿐이니 누구의 피인지 간단히 알 수 있을 테다.)
결과를 기다립니다. ……어느쪽을 가정해두고 왔을까요? 일반적인, ‘사람’의 세포가 보입니다. 적어도 다리 같은 섬유가닥이 달려있거나 하진 않는 걸 봐서는 확실하겠지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욕실에서 얻은 피도 같은 방식으로 관찰했다. 그가 자해라도 했다는 말인가? 아니면, ...... )
물론,
같습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 (관찰을 마친 슬라이드 글라스를 가볍게 모아 휴지통에 떨어뜨렸다. 책상 위에서 증거를 없앤 뒤 생각에 잠겼다.)
여기, 감염되지 않은 이는 그 하나뿐이지요.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뿐이네요. 어떤 연유인지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짐작하는 것밖에 수가 없지만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흥미롭군 그래. (덤덤히 답하곤 연구실을 벗어났다. 홀을 지나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선 뒤, 유일한 사람의 흔적을 찾아 눈을 돌린다.)
자넨 아픈 데는 없나? (의도를 알 수 없는 말짱한 얼굴로 되물었다.)
N: (하늘을 올려보던 시선을 내리고) 감염 가능성을 제하고도 몸 상태에 이상은 없습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머리는?
N: …… (다소 건조하게 상대를 바라본다.) 관여할 것이 아니군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포기하고 싶나?
N: 무엇을 포기해야 합니까?
이센 D. 타라블레인 : (소리 없이 웃었다. 똑같이 웃는 얼굴로) 온전치 않은 사람과 갇혀 있는 것. 실험을 위해 자네의 몸을 소모하고 있는 것, 설명을 반복하는 것, 끝을 알 수 없는 연구에 무력감을 느끼는 것, 새장에서 두 명 뿐인 세상을 향유하는 것.
끝도 없지. 견뎌야 할 삶은 끝도 없다네.
자네도 알겠지만, 나는 인간을 좋아하고 존중하지만, 범인의 기분은 몰라. 자네의 기분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겠지. 말하고 싶으면 말해보게. 몇 분 정도 귀한 시간을 양보할 테니.
N: (두었던 시선을 깜빡이다 다시 내려, 마주치지 않는다.) ……대답하지 않겠습니다. 이잡듯이 살펴보신 모양이군요. 이센 D. 타라블레인, 지식으로서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지요.
제가 그에 포기하고 싶다 답변하면, 저를 해방시키기라도 하겠다는 말씀이십니까?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아니, 대답하지 않겠습니다. 저조차 알 수 없는 것을 당신에게 설명하고 싶지 않으니까.
전부 보았습니까? 1차 확인을 거쳤군요. ……쉬는 것은 어떨지?
이센 D. 타라블레인 : 자네의 의견을 생각해보겠지. 존중할 걸세. (진심인지 아닌지 모를 가벼운 목소리로 답하곤 문 안쪽의 제 1연구실을 가리켰다.) 어디로든 들어가 있게. 혹시 모르니 말이야. 제대로 숨어 있으라고.
N: =
(To GM) rolling 1d100
()
40
40
N: =
(To GM) rolling 1d4
()
2
2
N: ……아뇨, 방에 있겠습니다. 어차피 어디든 비슷할 테니. 그럼. (조금 거리를 두어 그를 지나쳐, 자신의 방으로 향한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앞이 보이지 않는 막막한 상황 속에서 인간은 어떻게 좌절하는가? 끝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은 언제쯤 얻는 것이지? 기억을 잃은 자신은 알 수 없는 무력감이겠지만, 없는 기억 속의 자신이라도 포기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센의 이름으로 풀지 못하는 문제는 없었으니까.)
(그렇다면 상대는? 좌절하지 않는 천재는 좌절하지 않는 천재를 보는 범인을 실망시키지 않을 수 있는가?)
(문이 닫히는 상대의 방을 곁눈질하다 주저없이 작은 건물로 향했다. 남은 건, 제 2연구실이다.)
제2연구소의 건물은, 아까 N이 열어두었지요. 덕분에 쉽게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To GM): …나는 계기를 바라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녹슨 문을 지나쳐 왼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제 2 연구실의 문도, 열려 있을까.)
제2연구실의 문은 열려있지 않습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Value: | 85/42/17 |
Rolled: | 39 |
Result: | Hard |
……문 너머에서, 미미하지만, 묘한 악취가 흘러나고 있습니다.
열쇠는 제1연구실에 있었던 게 기억나네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표본실의 연구 자료를 떠올렸다. 연구 자료가 '그런 것들' 이라면 악취가 나는 것도 당연했다. 보존액 안에 들어 있는 것들이 냄새가 날 리는 없겠지만. 적당히 상식 선에서 합의하곤 제1연구실로 돌아가 열쇠를 챙겨 돌아왔다. 열쇠를 꽂고 돌려 제2연구실의 문을 열었다.)
제2연구실의 문을 열었습니다.
건물 자체에 창이 없어서인지, 빛이 차단되어 몹시 어둡습니다. 상구를 가리키는 희미한 초록빛만이 안을 비추고 있을 뿐입니다. ……어둠에 눈이 익기도 전에, 찌를 듯이 지독한 냄새가 코를 괴롭힙니다. 음식물 쓰레기가 썩는 듯한 냄새가 전체에서 나고 있네요.
당장은 실험대, 그리고 컴퓨터가 보이네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고약하군. (눈을 가늘게 뜨고 실험대를 살폈다. 이렇게 관리를 못해서야 쓰나.)
실험대로 가는 길, 깨진 유리조각이 신발 밑으로 바작바작 밟힙니다. 맨발이라면 다쳤을 것 같네요.
실험대에는 플라스크 등이 엉망진창으로 널브러져 있습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Value: | 85/42/17 |
Rolled: | 62 |
Result: | Success |
먼지가 소복하게, 아니, 굉장히 도탑게 쌓여있습니다. 얼마나 방치하면 이렇게 될 수 있을지 놀라울 수준이네요.
이 실험대가 사용되지 않은 건, 아주 오래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서류를 하나 발견합니다. 난도질된 상태로 널려있네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서랍 안의 메스를 떠올렸다. 난장판이군. 먼지를 걷어내고 서류를 살폈다.)
(서랍 안의 메스들을 떠올렸다. 난장판이군. 먼지를 걷어내고 서류를 살폈다.)
난도질된 서류는, 엉망이긴 하지만 커터칼로 대충 그어두어 무사히 내용을 읽을 수는 있겠어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DNA 구조가 다르다는 건가. 복제를 멈추는 법, 산성, ... 단백질이니 당연하겠지만. 원본을 한 번 더 읽어 내용을 머릿속에 입력했다.)
무사히 머릿속에 집어넣었습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실험대에 남은 건 먼지 뿐인 것 같으니, 유리조각을 밟고 몸을 돌렸다. 냄새의 원인을 찾을 수는 없을까.)
이센 D. 타라블레인 :
Value: | 85/42/17 |
Rolled: | 97 |
Result: | Fail |
냄새는 이 실험실 안을 빼곡하게 채워, 분간하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머리가 지끈거리기까지 하네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대체...)(침착하게 마음을 다스렸다. 후각은... 익숙해지면 무뎌지기 마련이지... 강행이 가능할까?)
이센 D. 타라블레인 :
Value: | 85/42/17 |
Rolled: | 36 |
Result: | Hard |
구석에, 작은 보존용 냉장고가 있습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냉장고의 위치를 확인하고 우선 컴퓨터로 눈을 돌렸다. 전원이 들어오긴 하나. 기꺼이 몸을 숙여 전원 버튼을 누르고 작동을 확인했다.)
조금 가동이 느리지만, 무사히 작동합니다. …그리 구식 컴퓨터 같지는 않은데 말이에요.
컴퓨터 화면이 곧 켜집니다. 인터넷 버튼은 보이지 않지만 몇 개의 폴더가 있습니다. 예산편성, 지원 등의 파일과 함께 [극비 파기 자료], ……[이센 D. 타라블레인]
이센 D. 타라블레인 : ...... (눈을 가늘게 뜨고 제 이름이 적힌 파일부터 클릭했다.)
날짜별로 정리된 연구자료입니다. 당신을 연구해온, 아마 이 자료의 정리에는 당신의 손길도 조금은 들어가있겠죠. 입력을 한 건 ‘조수’일지도 모르지만요.
그런데, 이상하네요.
이 폴더는 5년간의 날짜를 가리킵니다.
당신이 기억의 마지막은? 20XX년, 그리고, 지금은, 그보다 5년이 흘러있네요.
폴더에는 수많은 이미지, 그리고 영상 파일이 있습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 …네. 실험이 시작된 지 1년째입니다.' 누군가의 말을 떠올렸다. 가장 오래 된 파일부터 클릭해 열었다. 우선 이미지부터.)
수많은 사진, 개중에서도 가장 오래 된 자료입니다. ……수많은.
긁히는 소리.
……. …….
……. …….
……. …….
아,
컴퓨터 화면이 곧 켜집니다. 인터넷 버튼은 보이지 않지만 몇 개의 폴더가 있습니다. 예산편성, 지원 등의 파일과 함께 [극비 파기 자료], 그리고, ■■ ■ ■■■■■.
이센 D. 타라블레인 : .......글자가. (보이지 않는데. 알 수 없는 글자를 읽으려 시도해보았다. 글자가 깨진 건가? 컴퓨터에서? 아니면, ...머리에서?)
글쎄요, 당신은 그걸 인지할 수 있어요?
그보다는 더 중요한 게 보이지 않나요? 그래요, 가령 [극비]라는 단어라거나.
이왕이면,
‘유익한’ 걸 얻어가는 게 좋지 않을까?
이센 D. 타라블레인 : (뚝뚝, 녹은 눈처럼 떨어져가는 기억을 가지고 파기 자료를 클릭했다. 아직, 더 알아야 하는데. 이대로 못 쓰는 물건이 될 수 없다. 한 손으로 먼지가 낀 책상 위를 짚고 간절히 몸을 기울였다.)
역시 수완이 좋네요. 폴더 안에는 뇌, 팔, 다리, 사망 후 등으로 분류가 나뉘어있습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 (사망 후를 클릭했다. 극비 파기 자료?)
몸이 축 늘어진 곤충의 사진이 있습니다. 갑각 아래 살점이 헤집히거나, 터져있거나 한 상태로요.
한두 마리가 아닌 것 같네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감염을 유발한 벌레인가? 좀 더 자세히 살펴보았다. 알 수 있는 게 없다면, 팔과 다리 파일을 열어 확인한다.)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아까 그 '가시'와 흡사한 형태인가, 한다면 조금씩 그 모습이 다르네요. 비슷한 것도 있습니다.
팔과 다리, 통합된 폴더입니다. 썩어들어 말라붙는 사람의 팔다리와, 매우 큰 곤충의 다리 같은 사진이 있습니다.
동영상 파일이 하나 있네요. 제목은… [XXXX.XX.XX Y의 기록]이라고 적혀있습니다. 모르는 이름이에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동영상을 눌러 재생했다.)
거기, 똑바로 잡아.
고정해.
사무적인 남자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리고, 그 배경으로 고통에 찬 다른 이의 목소리까지 내장 스피커에서 흘러나옵니다.
사람의 목소리와… 곤충의 다리를 자르고 있는 영상이 재생됩니다. 갑각과 살점이 짓이겨지고, 절단되는 소리가 섬뜩하게 울립니다.
잘려나간 곤충의 다리는, 그 자리에서부터 빠르게 재구성되어 새로 살점을 만들고, 그 위를 반들반들한 껍질로 뒤덮습니다.
……그리고 모든 수복이 완료되었을 때,
카메라 앵글이 위로 올라갑니다.
곤충의 다리에서, 서서히 색이 옅어지는 몸, 부드러운 인간의 상체.
고통에 겨운 인간의 얼굴이 보입니다.
곤충의 다리.
자신의 다리가 잘린 것처럼 괴로워하는 인간.
…….
이센 D. 타라블레인 :
Value: | 90/45/18 |
Rolled: | 63 |
Result: | Success |
곤충의 사진이 많았네요. 그리고, 분류되지 않고, 사람의 사진도 많았어요.
당신은 깨닫습니다. 곤충과, 사람의 몸이 이어진 이 영상을.
이 폴더에 있는 것들은, 전부…
곤충이 아니라, ……당신과 같은 사람의.
이센 D. 타라블레인 :
Value: | 60/30/12 |
Rolled: | 10 |
Result: | Extreme |
…….
머리가, 어지러워집니다. 무엇을 본 걸까요. 모든 것을 이해한 머릿속은 오히려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그리고,
당신이 알아낸 것을 가로막기라도 하려는 듯.
몸이 기웁니다.
정신이 점점, 혼탁하게 흐려집니다.
그리고 …
■■■■■ ■■■■■■■■■■■ ■■■■■■■■ ?
■■■■■■■■■■■■.
[ ■■■■■ ]
…….
…….
코를 찌르는 악취가, 불쾌하네요.
실험대에 플라스크 엉망으로 깨진 채 널려있습니다.
컴퓨터는 완전히 부서져있네요. 아, 여기, 어떤 사건이라도 있었던 걸까요.
괜히, 그의 부탁을 어기고 들어올 필요가 있었던 걸까요? 뭐, 직접 확인을 거치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지만요.
글쎄요…… 컴퓨터는 당연히, 켤 수 없는 상태이고, 이곳은 아주 엉망이에요!
무엇을 더 ‘검증’하겠어요?
무엇이든 해도 좋아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 (냉장고, 더듬거리며 엉망인 주변을 짚고 구석의 보존용 냉장고를 열었다.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게 있나? 내 이름은, 기억하고 있나? 자신이 방금 무언가를 '저질렀나'?)
당신이 기억하는 것을 되새겨볼까요? 악취가 나는 곳에 들어왔고, 원본 서류를 봤던 것 같네요. 그 기억까지는 분명 남아있어요.
그리고 이제 컴퓨터를 보려고 했는데, 응? 전부 망가져있네요. 그러면 확인할 수 없죠. 저걸 왜 ‘확인해야겠다고’ 생각한 걸까, 뭐, 그럴 수도 있죠. 전자기기에는 어쨌든 기록이 남잖아요.
냉장고를 엽니다. 조금만 틈을 열었을 뿐이지만, 구역질 나는 악취가 머리가 아프도록 코를 찔러옵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Value: | 65/32/13 |
Rolled: | 73 |
Result: | Fail |
Blute A. (GM): 지나친 악취에 순간 숨이 막히고, 머리가 지끈거릴 지경입니다, 체력 -1
안쪽을 살펴보면, ...냉장고라는 용도가 무색하게 썩은 뇌와, 조각난 사람의 신체가 들어있습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콜록, 작게 기침하며 엉망이 된 살을 바라보았다. 실험 없이, 자료도 없이 누구의 몸인지 알기는 어려울 텐데. 개중 멀쩡해 보이는 조각을 골라 거리낌 없이 살폈다.)
부패한 시체입니다. 냄새가 지독하네요. …분류할 수 있는 이름표도 없이, 그냥 여기 쑤셔박혀있을 뿐입니다.
'가시' 같은 것은 보이지 않네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부서진 컴퓨터에서 찾을 건 없었을 텐데. 그런 자신이 그 앞에 우두커니 서 있다는 걸 이해할 수 없었다. N의 말이 사실이라면 아마도 제가 그것을 부쉈을 테고, 그 사이의 시간이 머릿속에서 사라졌을 거라고 생각했다. 상태가 좋지 않다. 그것도 굉장히. ......)
(무언가 떠올렸던 것 같은데. 머릿속의 빈 공간이 생각을 전부 앗아간 뒤였다. 저 안에 무언가, ...... 있었을 텐데. 처음 맛보는 무력감과 함께 우두커니 자리에 서 있다가 천천히 뒤로 물러났다.)
(엉망이 된 제2연구실을 나왔다. 건너편의 제가 눈을 뜬 방은 단단히 잠겨 있을까.)
잠겨있지 않습니다. 필시 그가 미리 풀어둔 거겠죠. 당신의 '똑똑한' 머리로 생각하기에는, 그래요, 아침에 당신을 찾았던 것은 역시 이 방에 먼저 와서, 당신이 없는 것을 발견하고 뒤늦게 찾으려던 것이 아닐까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똑똑한, ... 그러나 누수되기 시작한. 처음 느껴보는 자신에 대한 불확실에 눈을 찡그리곤 문을 열어 내부를 살폈다. 제가 기억하던, '처음' 눈을 뜬 그 장소 그대로인가?)
그렇습니다, 그대로입니다. 어떤 것도 달라지지 않았어요. 조금 이상할 정도로 높이 만들어진 침대, 그리고 텅 빈 방.
긁히는 소리.
이센 D. 타라블레인 : ...... (긁히는 소리? 소리의 근원을 찾아 고개를 돌렸다. 보통의 실험체가, 혹은 실험하는 사람이 무언가를 긁지는 않을 텐데. 이것도 착각인가. 자리에 멈춰 서 감각과 환청을 구분하기 위해 집중했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벌레의 날개짓소리가 납니다.
아니… 멀리 떨어진 게 아닐까요? 얇은 날개가 서로 쓸려 부딪히는 소리, 무언가가 긁히며 갉작이는 소리……
인지한 순간부터, 그 소리가 점차 가까워집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또. ... 뻔한 환청이란 생각에 벽을 짚고 문고리를 비틀어 열었다. 이번에도 이 방을 열었기 때문인가? 잠시 자리에 서 기다렸다.)
소리는 끊이지 않습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뒤로 몇 걸음 뒷걸음질 쳐 처음 마주한 방에서 벗어났다. 다소 큰 소리가 나도록 문을 닫았다. ......들리나?)
어디를 향해도, 어디로 도망쳐도, 그 소리는 계속해서 당신을 따라옵니다. 아주 가까이서.
환청?
이센 D. 타라블레인 :
Value: | 60/30/12 |
Rolled: | 24 |
Result: | Hard |
정말, 환청일까요?
……음울한 기운과, 퀘퀘한 빛깔, 날개가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당신에게 가까이 와닿습니다. 아주 가까이. 아니…
……이곳.
누수되어가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당신을 당신으로서 존재하게 하는, 결코 잃지 않았던 기억들. 지성이라는 것은 얼마나 유용한가요.
손발을 내려다보면 어떨까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덩그러니 멈춰 선 채 고개를 아래로 기울였다. 이것도 환각일 텐데. 하나 둘, 믿을 수 있는 감각이 사라져갔다.)
검은 늪 같은 껍데기가 당신의 손발을 뒤덮고 있습니다.
가느다란 섬유가 가닥가닥 붙어, 흉한 몰골입니다.
손가락을 굽어볼 건가요? 벌레의 갈퀴가 까딱, 움직이네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또 환각이군. (가까운 것을 아무거나 잡아보았다. 눈으로 보이는 환각과, 실제의 손에 닿는 감각 사이에 차이가 있을 것이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Value: | 90/45/18 |
Rolled: | 82 |
Result: | Success |
무언가를 쥐어봅니다. 아, …당신의 다섯 손가락이, 날카로운 갈퀴가 되어 잘 잡히지 않네요.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있었어요. 영리한 사람은 적응하는 것도 물론, 빠르잖아요.
부드러운 살과, 곧게 뻗은 두 다리, 흰 눈알과, …당신이 잃은 모든 것들을 대신해 당신의 온몸을 뒤덮은 갑각.
당신의 등뒤에 비늘 같은 날개가 달려있습니다.
당신이 모르는 사이, 날개는 서로 쓸리며 요란한 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이조차 잊고, 당신의 ‘일상’을 구가하기 위해, 그 모든 것을 수복한 당신은 얼마나 천재적일지요.
그렇지만 아쉽게도, 멍청하질 못해서…… 그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버렸네요.
Blute A. (GM): 스탯 변경이 있습니다. 시트 확인해주세요.
당신을 인간으로서 세우는 것은 어떤 건가요?
기억?
당신의 지성?
아니면?
인간으로 남을 수 있고 싶었던 건…
기만?
그러면…… 균열이 난 지금은 어떻게 되나요. 아마, 당신은 줄곧 이 모습이었을 거예요. 시선을 피하던 그를 떠올려보세요.
조금 더, 떠올리나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 (기억을 되새겼다. 사람이 아닌 존재에게도 남은 기억이 있다면.)
떠올립니다. 어째서 지금껏 이렇게 말끔하게 지워낼 수가 있었던 건지, 조각 하나 찾기도 어려웠던, 수면 아래 잠겼던 지난 세월을 전부 울컥이며 헤집습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당신은 아주 유능하고, 기대되는 인재였어요.
하지만 이 끔찍한 병에 걸린 이가, 인간으로 어쩔 수가 있겠어요? 살인을 저지르고, 온갖 부도덕한 행태로 절망을 불렀습니다. 다른 모든 이들이 그렇듯이.
하지만 당신은 죽지 않았습니다.
신체를 토막내고, 불에 태우고, 산성의 액체에 던지고, 심지어는 짓이기고 으깨놓아도.
당신은 그 아주 작은 조각으로부터 수복되어, 몸을 구성했습니다. 아주 이례적인 일이었어요. 이 얼마나 큰 혜택인가요.
……하지만 당신은 믿을 수 있나요?
인간의 몸을 잃고, 점차 검게, 단단하게, 반들반들하게 변해가는 당신의 몸을.
지웠습니다.
잊고, 깨어났습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났지요? 그래요, 5년.
이제 어떻게 할까요. 닥터?
이센 D. 타라블레인 : (끔찍하군. 아주 오래도록, 천천히 눈을 깜박였다. 깜박일 눈꺼풀이 있는 '종'일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행동하길 믿는다면, 그렇게 됩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그럼 사람은 아니어도 사람 흉내를 내볼까. 자격을 잃은 뒤라도 인간의 몸인 것처럼 굳게 '걸어서' 제1연구실이 있는 본 건물로 향했다. 현관문을 열고, N의 방 앞에 서 문을 두드렸다. 그가 문을 열지 않도록 문고리를 잡고 대답을 기다렸다.)
N은 조금 뒤늦게 대답합니다. 아마, 마음을 다질 시간이 필요하기라도 한 게 아닐까요?
N: ……닥터? 무슨 일인가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다시 묻지. 자네는 이곳에 갇혀 있나, 이곳에서 보호받고 있나.
N: ……. (입에 발린 말은 어차피 무용하겠지.) 양쪽 모두입니다. 어차피, 저 밖에 나간다고 해도 오래 살아갈 수 없는 것을 압니다. …이곳에선 적어도 안전은 보장 받지요. 당신이 변수가 되지 않는다면.
이센 D. 타라블레인 : ......그럼 나는, ...내 연구는 5년간 진전이 없었겠군. 한 일이 없을 테니 말이야. 전부 자네 혼자 한 일인가?
N: 당신이 아무리 세기의 천재라고 해도, 없는 기억을 토대로 아무 일도 없던 듯 이어가기는 어려웠습니다. …모든 것을 처음부터 쌓았습니다. 잊을 때마다. 모든 것을 의심했고, 다시 다져야 했으니까요.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
닥터, 나는 당신과 같은 인재가 아닙니다. 그저 적절한 자격으로 여기 있을 뿐입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연구소가 아니라 감옥이었나. (킥킥, 작은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사람의 목소리로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런 비슷한 흉내를 냈다고 생각했다.) ...그래. 고생했네. 범인치고 대단한 성과를 내었어. 혼자서는 말이야, 오래도록 하기 힘든 일이지. 내가 깰 때마다 같은 일을 반복했겠군. 영원히 재우는 방법도 있었을 텐데 말이야. 수면제도 소용 없는 건가.
N: ……. (그에 대해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5년 동안 혼자였나.
...사람은. (친절하게 덧붙였다.)
N: (어떤 위화감을 느낀다.) 당신 외에는, 네, 그렇습니다. 외부의 침입은 극단적으로 허용되지 않고…… 보급을 위해 오는 사람도 이 안에는 출입하지 못합니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자네는 돌아갈 곳이 없나? 내가 이곳에 존재하는 게 자네를 묶어두는 줄이 되느냔 말일세. (엉망이 된 욕실과 서랍 안의 메스를 떠올렸다. 문고리를... 잡은 채였다. 손은 없었지만.)
N: ……. (돌아갈 곳? 가족들은 전부 죽었다. 아마 그렇겠지. 응답하지 않는 이유는, 마지막 남은 연구원의 관리를 위해서였을 테니까.)
닥터, …그리 유익한 질답이 되지 못하는군요. 의도는 무엇입니까?
이센 D. 타라블레인 : 생각하고 있네. 인류 최대의 난제 아닌가. (머릿속으로는 싱글싱글 웃었다. 남은 웃음기를 지우지 않고 느리게) ......5년 동안 용케 살아남았군. 잘했어.
N: ……?
이센 D. 타라블레인 : 자네에게 선택지를 주지.
첫 번째는... 나를 그 어떤 짓을 해도 나올 수 없는 방에 제대로 가두게. 이번에는 제대로 말이야. 대화는 마음대로 해. 하지만 매번 설명하려면 지겨울 걸세.
두 번째는 내가 이곳을 나가는 걸 돕는 것일세. 들키면 잡혀 오겠지만 말야. 내가 제대로 숨으면 자네 혼자만의 공간으로 쓸 수 있지 않나.
세 번째는 이대로 공존하는 것이지. ......자네가 죽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N: ……이센, 설마.
인지했습니까? 당신이, ……달라진 것을?
이센 D. 타라블레인 : 질문이 늦군. 나조차도 연구할 수 없는데 이런 자네 혼자 연구를 하고 있었다니... 진전이 있을 리가 있나. (과장된 목소리로 쯧쯧, 혀를 찼다. 물론, 그런 기관은 없겠지만.)
N: (답이 없다. 그 기간 동안, 계속해서 몸을 사리고 피할 수밖에 없었다. 결코 인정하려고 들지 않았던 그의 ‘정신’은, 무너지다가도 다시 멀쩡하게 수복되고는 했다. 현재가 아닌 과거의 자신을 그리는 형태로.)
……. 받아들일 수 있습니까?
이센 D. 타라블레인 : 무엇을? (평소 같은 목소리로 답했다.)
N: 당신을.
이센 D. 타라블레인 : 현실은 기분과 관계없이 찾아오지... 내가 받아들일지 말지 같은 것은 처음부터 고려할 게 아냐. 자네도 알겠지만, 내 앞에는 결과가 있을 뿐이고, 결과에 타당한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네. 나는 거기에 자네도 인간이라는 근거를 집어넣었고, 판단했지.
...자네 외의 연구원은, 내가 죽였나?
N: ……적어도, 제 동료의 연구원은 아니었습니다. 그런 희생자가 있을 수도 있겠군요. 하지만… 당신이 이곳에 투입된 건, 저와 같은 시기입니다. ……처음부터 둘이었습니다. 이전에 다른 연구원이 있긴 했었지요. 이 지부에 원래 있었던.
저와 당신이 들어오고서는 모두 이곳을 떠났습니다. ……격리소로 이용한 거죠. ……이센, ……제가 인간이라고 했습니까. 그러면 당신은 어떻습니까?
당신은 스스로를 어떻게 판단할 건가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이 머리가 아주 망가지기 전까진 사람이지. 인지하고 의식하여 인간의 의사소통을 할 수 있으니까 말야. 아주 조금이지만 자네를 살려주고 싶은 마음도 있어. (가볍게 떠들었다. 그런 것치고 주제는 무거웠지만, 문 너머의 목소리는 틈 없이 이어졌다.) 완전히 부서지기 전까진 사람이야.
하지만... 자네를 해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지. 신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새장에 가둬진 인간은 누구나 미치겠지만. (조잘거린다.)
그래서 선택지를 준 거야. 자네가 말이야, 그렇게 둔하지 않다면 괜찮은 결과를 고를 수 있을 테니까. 다른 선택지를 제시해도 좋네. 특별히 세 개 정도 들어주지.
N: ……. (문 너머에서, 손잡이를 쥐고, 열리지 않도록 손바닥을 대어 가로막고 있다가, 고개를 숙인다.)
이센 D. 타라블레인 : 자네 이름은 뭔가. 인류가 죽어가는 마당에 성 같은 게 소용이 있겠나. 성이든 이름이든 말하고 싶은 만큼 떠들어 보라고.
ㅡ하나 더 추가하지. 자가 수복을 멈출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지 않나. 자네가 영원히 위험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나를 괜찮은 황산 욕조에라도 담그라고. ......만일 누군가 나를 연구해서 재생 신체를 만들고 싶다고 해도 말이야. ... 인간은 아직 그런 기술을 얻을 만큼 완벽하지는 않으니까. 아직은 한계를 사랑하도록 남겨두게.
이제 듣지. (가만히 문 너머의 목소리를 향해 귀를 기울였다.)
N: ……. (긴 침묵이 흘렀다. 인간은 무엇으로 인간으로 남을 수 있는가. 적어도, 그의 말대로라면, …….)
침묵이 이어집니다. 당신의 말이 닿지 않았던 걸까, 그런 생각이 들 즈음, 당신이 막아두었던 문의 손잡이가 돌아갑니다.
여전히 시선을 내린, 당신을 바로 보지 못하는 이가 그 너머에 있습니다.
N: ……노엘. ……성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지친 시선이 당신에게로 향합니다. 천천히 숨을 고르고, 당신을 똑바로 마주합니다.
이미… 5년을 봐온 그 모습이니, 사실 그렇게 두려워 할 필요는 없었을까요. 인간을 대하는 태도로는 과했지요.
이센 D. 타라블레인 : (누군가의 시선이 이렇게 무겁게 느껴진 적이 있었던가? 물러나야 할지, 잠시 고민하다 그 자리에 멈춰 있었다. 그래도 해야 할 말이 있었다. 약하고, 흔들리고, 불안해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는 것을 포기하지 못하는, 쉽게 지지 않는 인간이라는 존재를 어떻게 경멸할 수 있을까.) ...... ...그래, 노엘. ...살아남아줘서, 고마워. (눈을 마주하는 풍경을 머릿속으로 그렸다. 제 머릿속에는 남은, 길고 긴 시간 동안 머릿속으로 그린 사람의 모습으로 분명히 답했다.)
……그리고, 당신에게 허락된 불사가 남은 시간에는 그의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겠어요. 이후는 나중에 생각해도 좋을까요. 당신은 끝내 인간으로 남길 선택했으니, 당장의 끝을 바라보기에는 이르네요.
여기서 끝이 난다고 해도, 당신의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무언가는 분명 남아있을 거예요.
그리고, 막을 내립니다. 생존자, 이센 D. 타라블레인의 이야기는 여기서 다시 이어집니다.
──────엔딩!
'TRPG 로그 백업 > CoC'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8.11.29] 기억을 먹는 식탁 (PL) (0) | 2018.12.05 |
---|---|
[2018.11.22] 프시케의 우울 w. 소서담 (0) | 2018.11.23 |
[2018.11.17] 나선붕괴 w. 에밀리 (0) | 2018.11.19 |
[2018.11.08] 나선붕괴 w. 시어도어 (0) | 2018.11.19 |
[2017.??.??] 희나리 w. 릭 (0) | 2018.11.02 |
'TRPG 로그 백업/CoC' Related Articles
- [2018.11.29] 기억을 먹는 식탁 (PL) 2018.12.05
- [2018.11.22] 프시케의 우울 w. 소서담 2018.11.23
- [2018.11.17] 나선붕괴 w. 에밀리 2018.11.19
- [2018.11.08] 나선붕괴 w. 시어도어 2018.11.19
Comments